[국제칼럼]파리 ‘친환경 올림픽’의 이유

기자 2024. 8. 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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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연이은 선전과 기록 경신, 팬들의 응원과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다른 의미에서 말 그대로 뜨거운 올림픽이기도 하다. 올림픽이 개막한 주는 역대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으며, 개최지 파리는 기후 변화 여파로 폭우와 숨 막히는 더위의 격렬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선수들 경기력과 올림픽을 관전하는 관중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사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올림픽이자 파리 기후 협약을 준수하는 최초의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파리 올림픽 주최 측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선제적으로 노력해왔다. 이전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은 350만t 이상의 탄소를 배출한 가장 환경 친화적이지 않은 올림픽이었고, 2020 도쿄 올림픽은 200만t을 약간 밑돌았지만,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에 관중 없이 치러진 대회였다. 이번 파리 올림픽 주최 측은 158만t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 예상 관람객은 1300만~1600만명 정도로, 이들은 1인당 100~125㎏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는 소고기 버거 31개 또는 와인 83병을 소비할 때 배출되는 양에 해당한다. 이렇게 버거와 와인으로 탄소 배출량을 제시한 것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이 수치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파리 올림픽은 어떻게 이전 대회보다 더 적은 탄소 배출을 달성할 수 있을까?

보통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에서 가장 큰 탄소 배출원은 참가자 수송 및 건물, 인프라 건설이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경기장, 숙소 등 건설을 제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26개 경기장 중 95%는 이미 존재했거나 임시 시설로 운영되고 있으며, 모든 신축 건물은 일반 건물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모든 경기장을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하게 하여 관람객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가 이동할 때에는 친환경 차량을 사용하게 했다. 이밖에도 주최 측은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수촌 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으나, 파리의 극심한 더위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에어컨을 설치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음식 역시 식물성 식품 사용을 늘려 평균 식사 대비 50%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가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후 변화는 선수와 팬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일부 스포츠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사회학 연구자들은 올림픽 같은 이벤트 규모를 줄이고, 새로운 인프라 건설을 피하기 위해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거나, 올림픽만의 독립적인 지속 가능성 기준을 설정하고 평가를 외부 기관에 맡기는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대전환기를 맞은 올림픽이 앞으로도 전 세계 관객에게 지속 가능성을 위한 스포츠의 역할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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