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현 “재미있게 탔다”…주종목 ‘리드’서 결선행 노린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볼더링 13위

서채현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르부르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링에서 암벽을 오르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까다로운 문제로 한 곳에서만 정상에 올랐다. 볼더링 13위지만 리드가 남아 희망은 있다.

서채현(서울시청)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르 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볼더링+리드) 여자 준결선 볼더링에서 44.2점을 얻어 20명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서채현은 8일 주종목인 리드에서 점수를 대폭 만회해야 8명이 겨루는 콤바인 결선에 진출한다. 콤바인은 볼더링과 리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볼더링은 4.5ｍ 높이의 암벽 4개의 과제를 규정 시간에 풀어야 한다. 암벽을 차고 올라 정점을 두 손으로 잡고 버티면 문제당 25점 만점을 받고, 하이 존(10점)과 로우 존(5점) 등에 따라 차등해 점수를 얻는다. 시도 횟수에 따라 감점도 있다.

서채현은 1번 문제에서 5점, 2번 문제에서 완등해 24.8점을 챙겼다. 3번 문제에서 하이존(10점)에 도착했지만,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면서 멈춰 9.7점에 그쳤다. 마지막 문제에서는 4.7점으로 마감했다.

이날 경기에서 세계 최강의 야냐 간브레트(슬로베니아)는 유일하게 4문제를 모두 해결해 99.6점(25점+25점+24.9점+24.7점)으로 볼더링 1위에 올랐다. 그는 1, 2번 문제를 단번에 풀어냈고, 3~4번 과제도 2~3번의 시도 끝에 정복했다.

서채현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르부르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링에서 암벽을 오르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오리안 베르톤(프랑스·84.5점)과 브룩 라부투(미국·83.7점) 등 상위권 선수의 득점 분포는 서채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서채현은 경기 뒤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쉬운 면도 있지만, 안 맞는 면의 문제를 잘 극복한 것 같다. 멀리 뛰거나, 복합적인 동작을 동시에 하는 게 많이 나왔다. 그런 면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채현은 8일 리드에서 반전을 노린다. 그는 볼더링(세계 19위)보다는 리드(3위)에 경기에 강하다. 서채현은 “볼더링 선수들을 리드에서 뒤집어서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도쿄 때보다는 근력이 많이 향상했다. 그때는 볼더링에서 완등하는 모습을 못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는 완등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서채현의 아버지는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단을 이끄는 서종국 감독이다. 서채현은 “아버지가 경기 전 중압감 느끼지 말고 월드컵이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하라’고 하셨다. 아버지 말씀대로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서채현이 10일 결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6분 동안 15ｍ 암벽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하는 리드에서 많은 점수를 내야 한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