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물밀듯 몰려오는 국내외 악재 극복 능력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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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9%에 가까운 폭락을 겪은 지 하루 만에 3%대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감은 여전하고 내수 부진과 세수 결손 등 국내외 악재가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악재는 정부의 이런 진단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같은 국내외 악재 앞에서 우리 정부가 사용할 재정·금융 정책 카드가 많지 않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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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체계 가동해 종합적 대응해야
코스피가 9%에 가까운 폭락을 겪은 지 하루 만에 3%대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발 ‘R(경기침체)의 공포’로 폭락했던 증권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감은 여전하고 내수 부진과 세수 결손 등 국내외 악재가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일촉즉발의 중동 정세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복합 위기가 닥쳤다. 정부의 정책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만큼 국내외 악재 극복 성과를 보여야 할 때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외 악재는 정부의 이런 진단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진정세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 미국이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선다면 증시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반도체·자동차 선전 덕에 살아나고 있는 수출 회복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 미국이 금리 정책을 전환하면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고민이 깊어진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돼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이 있으나 지난해 10조 원 이상 세수가 줄면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것을 대안으로 삼는 배경이다. 하지만 한국(3.50%)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 포인트인 상태에서 금리 인하는 환율 급등을 유발해 금융 시장을 흔들 수 있다. 게다가 금리를 내리면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게 된다. 한은이 정책 딜레마에 빠진 이유다. 또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입점 업체와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폐업 자영업자기 10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 소상공인의 대규모 연쇄 부도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해 중동 전쟁이 발발한다면 유가 급등, 공급망 교란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스태크플레이션에 처할 수 있다. 이 같은 국내외 악재 앞에서 우리 정부가 사용할 재정·금융 정책 카드가 많지 않아 걱정이다. 경제팀이 정교하고 면밀한 대응으로 동시다발적 리스크를 헤쳐나가야 한다. 금융·통화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모니터링하고 위기 사태 발생 시 즉각 대응하도록 비상체계를 가동해야 하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화, 천문학적 수준의 가계대출 등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또한 여러 리스크가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종합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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