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체 우려·엔 캐리 자금 대이탈에… 글로벌 증시 ‘냉온탕’ ['롤러코스터 증시']
日 기준금리 인상에 엔화가치 상승
투자 매력 사라지자 과매도 이어져
엔화 추이 따라 변동성 확대 가능성
증권가 “엔화 가격 진정 국면 돌입”
日증시, 하루새 사상 최대폭 급반등
“당분간 급등락 장세 이어질 것” 전망
‘3.65% 급락→8.77% 폭락→3.30% 급등.’
다시 웃은 코스피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전날 -8.77%의 역대 최대 낙폭을 보였던 코스피는 이날 하루 만에 반등하며 3.3% 오른 2522.1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급등세가 이어지자 오전 한때 5분간 프로그램 매매를 정지시키는 ‘사이드 카(Side car)’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
엔화 가치 상승은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면서 본격 촉발됐다. BOJ가 추가 인상 가능성과 더불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양적완화(QE) 축소 계획까지 밝힌 데다 미국을 둘러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확대로 달러 가치는 하락하면서 엔화 강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앞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당수 투자자는 싼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활용했는데, 엔화 가치 급등에 속속 청산에 들어갔다. 그 결과 엔화를 빌려 투자한 국가의 자산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왔고, 이는 글로벌 증시에서 ‘과매도’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외신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20조달러(약 2경670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다만 증권가에선 일단 엔화 가치 상승이 진정 국면으로 돌입했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이 일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방관하기 어려운 탓에 일본 정부와 BOJ가 더는 엔화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여지가 크다”며 “과도했던 엔화 약세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된 점도 엔화의 추가 강세 심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엔·달러 환율 하단을 140엔으로 전망한다”며 “엔화 강세에 따른 기업 실적의 둔화 가능성, 증시 급락, BOJ의 7월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 등을 감안하면 추가 강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을 둘러싼 경기침체 우려도 일단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간밤에 발표한 7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경기선행지수는 51.4로 전월 대비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 경제활동이 아직 확장국면에 있다는 방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 캐리 청산, 미국의 경기침체, 인공지능(AI) 반도체주 고점 논란 등이 동시에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시장이 과도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제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이런 요인이 주가에 반영돼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 증시 내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심리가 지속되면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승진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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