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가치 네트워크에 주목하라] AI빅뱅 중심에 선 IT… 기술혁신과 현장을 연결한다

팽동현 2024. 8. 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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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AX허브' IT서비스
'AI 혁신' 산업에 심는 IT서비스
'가치 네트워크' 실현할 AI플랫폼
삼성SDS·LG CNS·SK C&C 등
DX·클라우드 노하우와 결합해
공공·금융 등서 AI 가치 현실화

IT서비스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거대한 혁신의 파고 가장 앞단에서 산업현장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각 산업분야의 디지털전환(DX)을 뒷받침하며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맞춤형 AI를 필요로 하는 기업고객들에게 답을 제시하는 'AI혁신의 연결자이자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의 데이터·시스템과 AI 혁신 서비스를 잇는 '가치 네트워크'의 중심에는 이들 기업이 자체 내공과 외부 혁신을 녹여낸 생성형AI 플랫폼이 자리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소프트웨어(SW)산업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IT서비스 시장은 전년대비 5.7% 성장한 8268억달러(약 1132조7160억원) 규모를 형성, 2027년까지 연평균 5.5% 성장해 1조255억달러(약 1404조935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지난해에 전년대비 3.1% 성장한 10조1000억원 규모로 추산됐고, 연평균 2.9% 성장해 2027년에는 11조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대비 저조한 성장과 경기 불확실성 및 경쟁 심화 속에 국내 IT서비스업계는 생성형AI를 돌파구로 삼고 외부의 강한 기술과 내부의 경험·기술을 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고객 목적·환경에 따라 여러 AI모델을 쓸 수 있게 선택권을 제공하고, 검색증강생성(RAG) 등을 통한 내부 데이터 연계로 할루시네이션(환각·왜곡)을 줄이고 답변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 기밀·개인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프라이빗AI를 지원함으로써 빅테크들의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초거대AI와 차별화를 꾀한다.

IT서비스 기업들은 DX와 클라우드에서 쌓은 내공을 AI와 결합시키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초거대AI의 직접 활용에 한계가 있는 공공·금융 분야, 향후 광범위한 수요가 예상되는 제조·유통 분야 등이 이들의 주요 전장으로 꼽힌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빅3는 각자 기술역량과 노하우를 담아 새로운 플랫폼 경쟁을 벌인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과 동반 성장을 이루는 AI 가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상반기 실적에서 매출은 6조61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1.5% 증가한 446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5.1% 성장한 클라우드 사업이 이런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 IT서비스 빅3 중 유일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로서 AI인프라 수요 확산에 대응하는 한편, MSP 사업도 생성형AI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SDS가 지난 4월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AI 플랫폼은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와 지식자산 및 업무시스템 등 IT자원을 생성형AI와 연결해 직원들이 손쉽게 공유·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미 관계사 11곳에 적용을 완료했다. 메일·미팅·메신저·문서관리 등 기업의 공통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솔루션에 생성형AI를 적용한 '브리티 코파일럿'도 회사의 주요 생성형AI 서비스다. 관계사 등에서 9만여명이 사용 중이며 베트남 IT기업도 도입했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클라우드·AI 분야 대외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차별화되는 기술경쟁력을 확인하고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했다"며 "급변하는 생성형AI 기술 대응을 위해 하반기 세 차례 상품 추가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개념검증(PoC)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적용사례와 금융·공공 수주사례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LG CNS는 국내외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AI 가치 네트워크를 구현, 기술연구 조직과 사업발굴·수행 조직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AI센터 중심으로 AI사업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선제적으로 생성형AI 분야에 뛰어든 이 회사는 지난해 출시한 생성형AI 플랫폼 'DAP 젠AI 플랫폼'을 지난 4월 강화해 선보였다. 이메일·보고서 등 문서 작성뿐 아니라 디자인·마케팅을 위한 이미지, 대화형 챗봇 등 기업고객이 생성형AI 서비스를 손쉽게 만들어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DAP 젠AI 플랫폼'은 LG AI연구원 '엑사원'을 비롯해 오픈AI, 앤스로픽, 구글, 메타 등의 AI모델을 미세조정해 특화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고객 자체 서버뿐 아니라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도 활용할 수 있고, 해당 글로벌 CSP들의 최신 AI서비스를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LXM 시대를 준비하는 LG CNS는 최근 제조기업들과 업무 혁신 프로젝트를 착수했으며, 이와 별도로 10여개 기업들과 'DAP 젠AI 플랫폼' 도입을 논의 중이다.

진요한 LG CNS D&A사업부 AI센터장(상무)은 "초거대 AI모델의 지능을 기업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지혜로 바꾸는 게 LG CNS의 역할"이라며 "LG CNS의 차별화된 생성형AI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업고객의 DX현장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 C&C는 SK그룹 AI사업의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로서 가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전 산업 분야 초자동화 지원에 나선다. 지난 3월 출시한 생성형AI 플랫폼 '솔루어'를 바탕으로 기업고객의 도메인 날리지와 데이터에 자사 AI 레시피를 접목해 AI전환(AX)을 지원한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 오픈AI를 비롯해 다양한 AI모델 활용을 지원하며 '솔루어LLM옵스'를 통해 소형언어모델(SLM) 구축도 돕는다. 기본 탑재된 챗봇 '마이챗'은 직무별 특화된 AI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이박스'로 구성원들이 개인 업무에 맞춰 챗봇을 수시로 생성·활용할 수도 있다.

SK C&C는 '솔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권 최초로 우리은행에 자체 생성형AI 모델을 적용한 'AI 지식상담 시스템'을 구축 완료했으며, 이어 NH농협은행 '생성형 AI기반 질의응답 서비스 구축 사업'도 맡았다. 또 두산에너빌리티에는 '생성형 AI기반 이상 진단 서비스 사업'을 진행 중이며, 제약사 일성아이에스와는 '솔루어'를 활용해 '생성형AI 의약품 이상사례 보고서 작성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박준 SK C&C AIX사업부문장은 "SK C&C는 엔터프라이즈AI '솔루어'를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고객 맞춤형 DX와 AI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며 "모든 산업현장에서 기업에 맞는 최적의 AI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이뤄내며 기업으로부터 신뢰받는 디지털 ITS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DX는 제조현장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AI 가치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 AI조직을 확대 개편해 올 초 신설한 AI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인지·판단·제어 분야 AI 기술을 개발·적용, 산업현장의 다양한 환경·조건에 대응해 스스로 판단하며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최적화·무인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한다. 이로써 노동인구 감소와 지역근무 기피, 저임금국가와의 경쟁 등으로 고민하는 중후장대 산업에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상무)은 "산업현장에 특화된 AI기반 자율시스템을 구현하려면 현 수준의 AI만으론 어렵고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 역량이 융합돼야 한다"며 "이런 산업용 융합AI를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스코DX가 국내 중후장대 산업의 AX 확산을 주도하겠다"고 했다.한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IT서비스 지출은 컨설팅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 등 지출 둔화로 7.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올해는 전년 대비 4.9%의 성장률이 예상돼 지난해 7% 성장률에서 성장세가 완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존 데이비드 러브록 가트너 수석 VP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에 보였던 CIO들의 변화 피로감이 이제 가라앉고 있으며, 2023년 3분기부터 시작됐던 수주잔량이 해소되고 있다"면서 "연말로 갈수록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계약이 몰릴 것"이라 분석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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