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리인하' 거센 압박…코너 몰린 한은 [불확실성 커진 하반기 경제]

성초롱 2024. 8. 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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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침체와 중동 분쟁 확전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0.5%p 기준금리를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자 한국은행도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8월 금리인하설'이 힘을 받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타이밍을 놓쳐 경기침체 공포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자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에 금리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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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달 빅컷 예고에도 실기 논란
"한국 먼저 내리자" 목소리 확산
집값 상승·가계대출 급증이 변수
조기인하 어렵다는 의견도 많아
이창용 총재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동 분쟁 확전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0.5%p 기준금리를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자 한국은행도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8월 금리인하설'이 힘을 받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타이밍을 놓쳐 경기침체 공포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자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에 금리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급증 등으로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에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과 학계에서 '한은 8월 금리인하설'이 나오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까지 낮아져 한국은행의 정책 목표에 부합한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와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1년의 시차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8월 인하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한은이 우려하는 가계부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과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등으로 억제하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주택공급 대책으로 공포심리를 잠재워야 한다"며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한은의 8월 금리인하 개시와 연내 2회 인하를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 2%대 금리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안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인하 시점을 앞당기고 그 폭도 확대해야 할 상황"이라며 "9월 0.50%p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내 최소 1.0%p 인하를 기정사실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 금리선물 시장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빅컷 확률을 89.5%로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0.75%p 긴급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0.75%p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통해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1.5%p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신중한 모습이다. 일시적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가 큰 틀의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환·자금시장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지나친 불안심리 확산에 유의하며 차분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한은이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이 8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지난 5일 증시가 하락했지만 원화는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시장의 센티멘털(심리)의 문제이지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미국 경기침체가 당연하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중앙은행이 굳이 개입할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한은은 10월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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