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불어민주당 당명서 `민주` 빼야

2024. 8. 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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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경 국민의힘 국책자문위원회 특별위원

'민주'라는 단어는 우리 정당사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단어였다. 실제 대한민국 제헌국회부터 지금까지 의석을 얻은 100여 개 정당의 당명에는 '민주'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쓰였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4년 뒤 창당 200주년을 맞는 미국 민주당뿐 아니라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민주당'이 대표적이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도 각각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해 그들의 시대를 이끌었다. 199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김종필의 합당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민주자유당이고 이는 국민의힘의 전신이다.

정당은 아니지만, 북한도 본인들의 국가 이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칭하며 '민주'라는 단어를 넣고 있다. 그만큼 국민 주권을 통한 통치를 표방한다는 의미에서 '민주'라는 단어는 정치에서 가장 상징적인 말이다.

22대 우리 국회에도 '민주'라는 단어를 쓰는 정당이 있다. 원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창 전당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3명의 당 대표 후보가 나와서 경쟁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누적득표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것이 '민주' 정당의 전당대회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누가 보아도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저마다 '명심'(明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그만큼 이재명의 측근 이미지가 선거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은 어땠나. 덜하지 않았다. 이재명이 들어간 타이틀만 달면 공천이 훨씬 수월하였다. 그 결과 비명계는 모두 공천에서 학살되었고 명실상부 '이재명당'이 되었다. 단적으로 '명심이 보장되면 감투쓴다', '명심보감'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듯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의 독재와 절대 권력을 가장 적절하게 나타낸 것이 '아버지'라는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바로 북한의 '김일성 어버이 수령'이 떠올라 실소가 나왔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현 상황이 북한 노동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가.

이재명 본인을 살펴보자. 여기서 그와 관련된 사법적 사안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언론을 지칭해 '애완견'이라고 표현한 것만 보면, 그가 가진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와 생각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초거대 야당의 권력으로 언론에 '덤비지 마라'고 겁박하는 꼴이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눈'이다. 전후 사정을 고려해도 도를 한참 넘었다.

이재명 주위를 살펴보자. 민주당 의원들을 보면 문뜩 생각나는 것이 영화 매드맥스(Mad Max)의 '워 보이'(war boy)들이다.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악당 괴수 임모탄에게 절대 충성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이재명의 '워 보이'들이 주도해 위헌적, 불법적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를 강행했다. 물론 청문회의 가려진 본 목적은 당연히 '이재명 방탄'이다. 내용도 법리도 맞지 않고 위헌 성향도 명백한 '탄핵, 특검, 각종 방탄 법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잘못된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당내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은 '수사기관 무고죄', '표적 수사 금지법', '법 왜곡죄' 등을 추진하고 있고 이제는 '검찰청 폐지'까지 운운하고 있다.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소수 의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신파도 없고 계파도 없다. 건강한 논쟁과 토론, 합의 과정도 없다. 심지어 갈등도 없다. 그저 이재명 눈 밖에 나면 아웃이고 눈에 들면 만사 오케이다.

지금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있다고 자신할 사람이 있을까. 민주당의 사명은 오로지 이재명을 방탄으로 감싸고 버티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방해가 되는 당헌·당규는 모두 바꿨다. 지금 민주당은 '민주'와 거리가 아주 멀다.

민주당은 당명을 바꿔도 '민주'라는 단어만큼은 자신들의 독점적 용어처럼 썼는데, 이제는 정말 '민주'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다. 현재 민주당은 단연코 '이재명 독재당'이다. '이재명'이 '민주'라는 숭고한 단어를 대변할 수 없다.

어차피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의미가 없다. 이재명 후보가 대표가 될 것이다. 부디 이재명 대표 예정자는 선배들이 목숨 바쳐 쟁취한 '민주'를 당명에서 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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