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부동산, 학문의 영역으로 봐야… `이중과세` 종부세 재논의 필요"

김남석 2024. 8. 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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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학술지 논문 100편 넘게 발표
부동산학 박사 30여명 배출
학계 요구 정책에 반영 안돼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부동산이라는 것이 70년대 '강남의 복부인'부터 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어요. 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제재지만 일반 경제재와 다른 특성 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을 만들거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부동산학을 하나의 학문의 영역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연구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진형(사진)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에서 학문의 영역으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 선구적 인물로 꼽힌다. 부동산학 학위조차 마련되지 않은 시기에 행정학을 전공하다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

지금 부동산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두 경영학이나 행정학,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부동산학 쪽에 관심을 가지면서 학문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부동산학이라는 것이 학문의 한 분야로서 자리를 잡고 있지 않았어요. 그쪽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접근을 하며 부동산 쪽으로 전공 정했어요"라고 말했다.

서 교수의 박사 학위 논문은 '중개업의 성과 결정 요인'이었다. 부동산 중개업 관련 우리나라 첫 논문이다.

"부동산 중개업 관련 최초인 우리나라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며 "공인중개사협회 정책연구소 실장을 하며 실무와 학문을 더한 논문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자 입장에서 중개사 관련 논문을 쓴 뒤 이용자와 경영요소 중심의 후속 논문들이 꾸준히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사논문 통과 이후 몇 없던 우리나라 대학에도 부동산 전공이 늘어나며 교수 일을 시작했다. 관심을 가지고 개척을 시작한 분야에서 본격적인 인정을 받았다. 경인여자대학교에서 본격적인 교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최근 광운대학교로 적을 옮겼다.

공인중개사협회에서 업계 실무를 접했던 서 교수는 학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면서 '부동산학'을 학문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갸했다.

그는 "연구자들은 학술지에 논문을 얼마 정도 발표를 하느냐가 관건인데 약 100여 편 정도의 학술지 논문을 발표 했어요. 부동산 관련 전문 서적도 한 30건 정도 쓴 것 같아요"라고 자부했다.

이후 30여명의 부동산학 박사를 배출하며 부동산학에서의 입지를 더 공고히 했다. 그는 "관련 현직에 종사하는 제자들을 보면 뿌듯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서 교수의 제자들은 정부기관부터 학계, 업계에 두루 퍼져 있다.

아쉬운 점으로는 학계에서 요구하는 정책들이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정책적인 입장 등으로 실제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부분을 꼽았다.

"학계에서 요구하는 정책이나 연구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국가 경제 전반적인 측면을 바라보고 요구하는데, 이게 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겠죠" 라고 서 교수는 푸념했다.

이어 "최근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 세금 관련 문제도 그래요. 기본적으로 부동산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선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조세 중과 정책에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죠. 그럼에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은 결국 표를 인식한 결과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임대차 보호법에 대한 시각도 밝혔다. 그는 "사실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얘기"라며 "규제의 역설로 인해서 36%의 인상률을 가져와서 2년 플러스 2년이나 5% 인상률 상한 등의 얘기가 나왔지만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 해야 된다라는 주장에 모두 묻혔죠"라고 설명했다. 또 "서민의 주거복지 이런 쪽으로 주장을 하지만 그 피해는 오롯이 영세 임차인에게 되돌아감에도 불구하고 그런 정책이 시행되는 것이 좀 안타깝죠"라고 덧붙였다.

종부세 역시 이중과세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재논의가.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가야 하는 조세부담이 애매한 성격을 가지면서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부담이 전이된다는 것이다.

부동산이 투기 수단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소유해서 자본 이득의 이익만 얻는 것이 아니라 이용 중심으로 좀 전환해야 한다"며 "조세 부담도 부동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부동산학과 정책은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처음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게된 계기도 빠른 도시화로 인한 일부 지역의 슬럼화에 관심을 가지면서였어요"라며 "도시화가 많이 이뤄진 지금도 이같은 부작용은 끊임없이 나타나죠"라고 전제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토라는 것은 우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물려줄 유산입니다. 잘 관리를 하고 잘 보존을 해서 후대가 잘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관리를 하는 것이 현 세대의 의무죠"라며 "부동산학의 경우에도 우리가 개발과 보존 그다음 공익과 사익과 같은 것들이 조화롭게 개발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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