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건설주, 중동 리스크에 상승세 꺾이나
현대‧대우‧GS건설 주가, 이달 들어 주춤
이란-이스라엘 확전 장기화 시 물류 운반비↑… 사업성 악화 불가피
올해 상반기 바닥을 찍은 뒤 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강세를 보이던 국내 건설주들이 지난 5일 전체 장과 함께 급락했다.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예고로 중동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건설주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건설업종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KRX건설지수는 607.00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4일보다 10.32% 하락했다. 이는 올해 KRX건설지수 최저치다.
KRX건설지수는 올해 1월 2일 664.73에서 2월 28일 691.96까지 올랐다가 4월 17일 617.80으로 내려갔다. 올 5월 8일에 668.95로 회복한 뒤 7월 31일에는 704.36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달 2일 676.82에서 5일 607.00으로 69.82 하락하면서 그동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600대를 간신히 유지했다.
이는 미국 경제침체 우려가 커지고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출렁였는데, 건설주 역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도한 급락 여파로 이날 국내 건설주는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다. KRX건설지수는 지난 5일보다 2.69%(16.31) 오른 623.31로 장을 마무리했다.
국내 주요 건설주를 개별적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부터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달에 들어 부진한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종가 기준 지난 2일 3만2400원에서 5일 2만9650원으로 8.49% 떨어졌다. 이날은 1.01% 오른 2만9950원에 장을 마쳤다.
대우건설도 지난달부터 4000원대에서 등락을 보이다 이달 3000원대로 떨어졌다. 종가 기준 8월 2일 3985원에서 8월 5일 3640원으로 8.66% 하락했다. 8월 6일 현재 3705원으로 지난 5일보다 1.79% 상승한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1만4000원~1만6000원대에 머무르다가 지난달부터 1만7000원을 넘어서 1만9000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달 1일 종가 기준 2만250원에서 2일 1만9050원으로 5.93% 하락한 뒤 5일에는 10.50% 내린 1만7050원을 기록했다. 6일엔 1만7300원으로 다시 전일 대비 1.47% 올라갔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져 장기화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해외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사들이 물류비 인상, 공기 지연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이 확전으로 번지면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 봉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건설사업에 필요한 자재 운반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물류비가 예상보다 늘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 조달이 원활하지 못하면 공기 지연과 함께 사업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후 장기화하면 유가가 올라 중동 지역에서 나오는 신규 해외사업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기존에 중동 지역에서 해외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는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겠지만, 해외에서 신규 사업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주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과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왔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도급 공사비 증액과 공사비 협상에 따른 착공 증가로 주택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올해 2분기 건설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며 “서울 중심 주택가격 강세에 정부 규제 강화가 우려됐지만, 이달 발표 예정인 추가 부동산 정책이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여 건설사 수혜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 미국 경기 지표 악화 등과 일부 건설사의 실적 부진으로 건설주 주가가 다소 부진했다”며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 미분양 증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 상승과 부실사업장 정리 계획, 부동산 종합 대책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기 때문에 향후 건설주는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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