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개편 안갯속…‘알짜’ 밥캣 합병, 국민연금 선택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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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사업 구조 개편 성사 여부가 점차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업 구조 개편의 첫 단추인 밥캣을 떼어내야 하는데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 일반 주주들의 반대가 많은 데다, 정치권에서 '두산밥캣 방지법'이 발의되는 등 논란도 커지고 있어서다.
두산에너빌리티 일반 소액 주주 상당수가 매해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밥캣을 떼어내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두산의 사업구조 개편안은 무산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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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사업 구조 개편 성사 여부가 점차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업 구조 개편의 첫 단추인 밥캣을 떼어내야 하는데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 일반 주주들의 반대가 많은 데다, 정치권에서 ‘두산밥캣 방지법’이 발의되는 등 논란도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6일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구조를 보면, 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이 30.39%, 총수일가인 박정원 회장 등이 0.28%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분 6.85%를 들고 있다. 5% 미만 지분을 보유한 일반 주주들이 약 60% 가량 들고 있다는 얘기다.
두산이 추진하고 있는 분할·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다. 이에 출석주주 의결권의 ⅔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⅓ 이상이 동의해야 해당 안건은 통과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일반 소액 주주 상당수가 매해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밥캣을 떼어내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두산의 사업구조 개편안은 무산된다는 뜻이다.
두산그룹의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분할 합병, 주식 교환 등을 거쳐 알짜 상장사인 두산밥캣을 주가가 고평가된 두산로보틱스 산하에 편입하는 방안은 일반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투자자 단체의 평가는 일찌감치 나왔다. 사업구조 개편안에 반대해 벌써 지분을 팔고 나간 기관투자자도 있다. 두산밥캣의 외국인 기관투자자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는 “밥캣과 로보틱스 합병은 날강도 짓”이라며 분할합병안에 반대해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도 두산그룹 사업 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다른 기관투자자도 따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위원회에서 이번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2020년 엘지(LG)화학 배터리사업부 분사를 결정하는 주총에서 82% 찬성을 받고 통과한 분사안에 당시 반대표(지분 10%)를 던진 바 있다. 나아가 국민연금은 사회적 여론도 비교적 염두에 두는 성향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장사 간 합병 등 가액을 결정할 때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한 이른바 ‘두산밥캣방지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건 두산에 불리한 흐름이다. 국민연금은 두산밥캣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46.06%)에 이어 7.2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6일 기준·1만6870원)는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코스피가 대폭락했던 5일에 견줘 6.37%가 올랐지만,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2만890원보다 크게 낮다. 일반 주주들이 주가보다 높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임시주총에서 대거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반대 주식 매수자금으로 6천억원을 준비했는데, 이를 넘어서면 합병 계약을 재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은 사업 재편안의 정당성을 담은 주주서한 발송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나 외국인 투자자 등을 집중 접촉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9월 예정된 주주총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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