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인터파크커머스, 판매자 정산 대금 10억원 두고 대립… 11번가 “지급 능력 못 믿어”
큐텐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11번가가 판매자들의 대금 정산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AK몰 판매자들이 11번가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상품을 판매해 왔다. 원래 계약대로라면 이 판매자들이 받아야 하는 판매 대금은 11번가가 인터파크커머스에게 지급한 다음 인터파크커머스가 다시 판매자들에게 정산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인터파크커머스에서 판매 대금을 정상적으로 정산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11번가가 인터파크커머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 대금을 정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미정산 사태가 불거진 인터파크커머스가 판매 대금을 제대로 정산해줄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라며 “판매자들에 대한 대금 정산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직접 정산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11번가에서 발생한 AK몰 판매 대금은 약 1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인터파크커머스 측은 “양사가 체결한 계약서에 명시된 판매 대금 지급 규정을 어긴 계약 위반”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파크커머스의 판매 대금 미정산은 큐텐의 다른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정산 사태에서 비롯됐다. 이들이 자금난에 빠져 약 1조원에 달하는 판매 대금을 판매자들에게 정산하지 못하게 되자, 인터파크커머스에 입점했던 판매자들도 줄줄이 이탈하며 유동성이 크게 악화했다. 티몬·위메프에서 ‘숍인숍’ 형태로 판매한 거래 대금 650억원, 11번가 등 외부에서 발생한 판매 대금 210억원 등을 합치면 미수금도 86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말에 판매자들에게 정산해야 하는 판매 대금 185억원을 정산해주지 못하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 측은 “11번가 사례처럼 받아야 하는 돈을 제때 받지 못하면 정산 지연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판매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거래처 등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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