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유창한 '필리핀 이모' 왔다…"한국어 열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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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다는 소식에 주변 친구들이 부러워했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싶어요. 기대가 큽니다."
6일 오전 7시30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만난 글로리 마시나그(32)는 한국어로 또박또박 소감을 말했다.
영어 실력이 유창하고 한국어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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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6개월간 시범사업 운영
아이 돌봄·보조적 집안일 맡아
영어 구사…아이 공부 도움도
최저시급 적용한다는데…
하루 8시간 기준 월급 238만원
홍콩·싱가포르보다 3~4배 높아
일각 "관리사 숙소비 등 부담 커"
“한국 간다는 소식에 주변 친구들이 부러워했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싶어요. 기대가 큽니다.”
6일 오전 7시30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만난 글로리 마시나그(32)는 한국어로 또박또박 소감을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는 필리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참여자 중 한 명이다.
영어 실력이 유창하고 한국어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취재진 요청에 손을 흔들거나 손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등 앞으로 시작할 서울 생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들은 한 달간 직무교육을 받은 뒤 다음달부터 최저시급을 받으며 신청 가정에서 일하게 된다.
가사관리사 신청 경쟁률 약 6 대 1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신청 마감일인 이날까지 651개 가정이 가사관리사 서비스를 신청했다. 경쟁률은 약 6 대 1이다. 서울시 등은 이 중 한 부모, 다자녀, 맞벌이, 임신부 가정에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2022년 싱가포르 출장을 갔다 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월 70만원대 저임금으로 육아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된 싱가포르 사례를 참고해 국내에도 외국인 돌봄 인력을 도입하자는 오 시장의 제안에 고용부 등 정부가 호응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다음달 3일부터 일을 시작한다. 한 달간 직무교육을 받으면서 한국 생활 적응 준비를 한다. 비전문취업(E-9)비자로 입국한 이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주도의 고용허가제(E-9) 공통 기본교육(16시간)과 직무교육(14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 내용은 안전보건 및 기초생활법률, 성희롱 예방 교육, 아이 돌봄·가사관리 직무교육, 한국어(초·중급) 및 생활문화 교육 등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인력은 필리핀 정부가 공인한 가사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며 현지에서 학습을 통해 한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모두 고용허가제 한국어 능력시험(EPS-TOPIK)을 통과했다. 건강검진과 마약·범죄 이력 등 신원 검증도 꼼꼼히 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가격 메리트 없다”는 지적도
당초 최저시급 이하로 계획한 것보다 높은 급여는 부담이지만 경쟁률이 6 대 1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시범사업을 통한 만족도가 향후 사업 확대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사관리사의 시급은 9860원으로 홍콩(2797원)이나 싱가포르(1721원)보다 3~4배 높다. 4대 사회보험 등 간접비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하루 4시간 119만원, 8시간 기준으로는 238만원이다.
고용부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활용 시 급여 부담을 덜기 위해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 배우자가 가정과 직접 계약을 맺고 일할 수 있는 5000명 규모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근본적으로는 최저임금 적용 근로 대상에서 돌봄 인력은 제외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입국한 가사관리사들은 공동숙소에 머물며 가정에 파견된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 마련된 숙소 월세는 1인실 45만원, 2인실 39만~42만원이다. 숙소비와 교통비, 식비는 자기 부담이다. 교통비와 식비를 빼면 한 달 순수입은 1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섭 서울시 가족담당관은 “가사관리사들이 최대한도(주 40시간)로 일하면서 적정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근무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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