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블랙핑크 완전체’…근데 4D 영화관에서 보는 콘서트라고? [요즘 영화]

2024. 8. 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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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세븐틴·임영웅까지
공연 실황 영화 줄줄이 개봉
팬데믹 이후 영화관 한 축으로 급성장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실황을 담은 영화 ‘블랙핑크 월드 투어 본 핑크 인 시네마’ 스틸컷. [YG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4일 CGV 용산아이파크몰 특별관인 울트라 4DX 영화관. 강렬한 거문고 사운드 리프와 ‘블랙핑크’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렇게 블랙핑크 특유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핑크 베놈’(Pink Venom) 전주가 상영관을 가득 메운다. 생중계에서는 만날 수 없는 멤버들의 클로즈업 뷰가 정면과 좌우에 위치한 3면 스크린을 채운다. 바로 그때다. ‘둠둠’ 심장을 울리는 비트에 맞춰 객석 의자가 진동하고, 블랙핑크의 파워풀한 춤선에 따라 시원한 바람까지 훅 분다. 관객석 곳곳에서 ‘와아’ 하는 작은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공연장을 방불케하는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는 이곳은 분명 극장이다.

오는 8일 데뷔 8주년을 맞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11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실황을 담은 영화 ‘블랙핑크 월드 투어 본 핑크 인 시네마’가 CGV 영화관에서 개봉하면서다.

지난해 블랙핑크는 월드 투어로 전 세계 34개국 64개 도시에서 무려 180만명의 글로벌 팬을 만났다. 이 영화는 지난해 9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끝난 마지막 공연 현장이 담긴 92분짜리 실황 영상으로, 블랙핑크가 완전체로 활동한 가장 최근 무대이기도 하다. 글로벌 팬덤이 있는 인기 아이돌인 만큼 110여개 나라에서도 영화가 상영된다. 이는 걸그룹 공연 실황 영화 사상 최대 규모다. 오는 9일에는 블랙핑크가 직접 영화관을 찾아 제작발표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블랙핑크 라이브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음색이 두드러지는 각 멤버의 보컬과 귀를 때려 박는 랩은 물론 드럼, 기타, 베이스 등 밴드 악기의 전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와 함께 편하게 영화관 의자에 앉아 블랙핑크 멤버들의 표정과 춤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재미 요소다.

정면을 비롯한 좌우 스크린으로 보이는 공연장을 가득 메운 객석의 전경과 다채로운 무대 효과도 관객들을 공연장 한가운데로 이끈다. 실제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전율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지만, 오히려 거대한 규모의 공연장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면, 퍼포먼스를 하는 멤버들이 공연장 관객석을 등지고 걸어들어갈 때마다 카메라와 눈을 마주친 촬영본이 상영될 때다. 화면을 뚫고 나올 것만 같은 멤버들의 강렬한 눈빛이 관객을 압도한다. 로스앤젤레스, 파리, 뉴저지, 방콕, 서울 등에서 펼쳐진 무대 위 장면이 교차편집돼 멤버들의 의상과 스타일이 휙휙 바뀌는 효과는 실황 공연 영화만의 특색을 담아낸다.

[YG엔터테인먼트]

최근 들어 영화관은 스크린으로 인기 아이돌의 공연 실황 영화를 상영해 확실한 특정 팬을 적극 공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으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로 다양한 콘텐츠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서지명 CJ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두터운 팬덤을 겨냥한 이른바 ‘팬덤향’ 콘텐츠가 하나의 축 그 자체로 편성을 차지해가고 있다”며 “타깃이 명확한 영화이기 때문에 상영편수에 따른 수익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CGV는 지난 4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이그룹 세븐틴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시네마’도 오는 14일 개봉한다. 80여개 국가에서 영화를 개봉해 국내외를 동시 공략할 방침이다. 오는 28일부터는 지난 5월 임영웅의 스타디움 입성기를 담은 영화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전국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과 스타디움 입성을 위해 1년여간 의기투합한 임영웅과 제작진들의 비하인드와 인터뷰가 주된 이야기다. 공연 실황 영화로는 처음으로 IMAX, ScreenX 특별관에서 동시 진행된다.

한편 지난 2013년 처음 연 관람객 2억명을 넘어선 영화관 수익은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고 여전히 정체기를 겪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 영화 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 수는 1억2514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0.9% 증가한 수치이지만, 팬데믹 이전 평균 연간 관객 수에 비하면 56.6%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영화 관객 수는 6293만명으로, 같은 기간 팬데믹 이전 평균과 비교하면 62.3% 수준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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