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영원한 `심장의 적` 담배

2024. 8. 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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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담배가 해롭다는 것과 중독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019년 기준 21.5%로, 과거에 비해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는 2007년 45.1%에서 35.7%로 꾸준히 떨어졌다.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6.7%로 큰 변화가 없다.

전세계적으로 남자 사망을 유도하는 원인으로는 담배가 단연 1위이고, 여자는 7위이다. 특히 동일 자료에 의하면 담배의 영향을 받아 매년 87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담배의 유독 성분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니코틴은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 성분이다. 신경계를 흥분시켜 쾌감을 얻게 하고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할 때 일시적으로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반면에 흥분했을 때는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니코틴이 공급되지 않으면 금단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니코틴의 중독성은 헤로인과 코카인보다는 낮지만 대마초나 알코올보다 심할 정도로 강력하다. 심장병과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며,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올리는 역할도 한다. 특히 담배 연기가 뇌에 작용하는 데는 4~5초면 충분하지만, 체외로 배출하는 데는 약 3일이 걸리게 된다.

두 번째로 일산화탄소(CO)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빠르고 강력하게 결합하여 체내에 산소 공급을 감소시켜 정신을 멍하게 만들고 조기 노화 현상을 일으킨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면 혈중 CO 농도가 2~5%, 두 갑을 피우면 5~10%가 된다.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농도이며, 기존의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심장마비도 유발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타르다. 타르는 담배 연기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성분들을 묶어서 표현하는 용어이다. 타르에는 3000~7000가지의 화학 물질과 40여 가지의 발암물질이 있다. 폐암, 식도암, 구강암, 후두암을 포함한 대부분의 암을 유발한다. 담배 연기와 직접 만나는 폐도 물론 영향을 받지만, 대부분의 성분들은 혈액으로 침투하여 다양한 장기에서 암을 유발한다.

이들 각각의 성분이 건강을 해치는 메커니즘은 전부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담배를 니코틴 때문에 피우지만 결국은 타르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다.

범위를 심장에 국한시켜 보면 흡연자의 경우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1.3 ~ 4배 정도 증가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대동맥류,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 심부전 및 말초혈관 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망률 역시 높아지게 된다.

흡연으로 인한 유독물질이 혈관에 흡수되어 혈액과 접촉하는 부위인 내막을 손상시키는데 협심증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이 주로 문제가 된다. 손상된 내막에 혈액이 응고되어 혈관이 막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에서 갑작스런 돌연사를 더 자주 유발하게 된다.

손상된 혈관은 이완이 잘 안되면서 동맥경화를 쉽게 유발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당뇨를 일으키거나 더 심해지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가 협심증으로 인해 스텐트를 삽입하거나 관상동맥 우회술과 같은 수술을 받았을 때 흡연은 매우 위험하다.

지난 2007년 경부터 보급이 시작된 전자담배는 담배에 있는 일산화탄소와 타르 성분을 배제하여 위험을 줄이고 단계적으로 금연을 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니코틴만으로도 폐의 염증반응과 심장질환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미국의 경우 성인의 4.4%, 고등학생의 19.6%, 그리고 중학생의 4.7%가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에서는 금연을 위한 보조장치 역할보다는 흡연을 위한 입문용 도구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후생성에 의하면, 담배로 인한 의료비 증가는 2015년 기준으로 12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기준으로 5800명이 사망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12조2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금연은 개인 건강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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