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계열사 PB 교류로 WM 노하우 공유

은행·증권 인력 상호 파견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총력
그룹내 시너지 효과 노려
은행 부행장이 조직 총괄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이 프라이빗뱅커(PB) 인력 교류를 통해 자산관리(WM)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금융그룹에서 전략·기획 부문의 인력 교류는 있었지만, 고객 접점에 있는 WM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신한금융이 이 부문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에서는 WM이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올 들어 은행의 담당부행장이 증권의 WM 총괄을 겸임하도록 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걸음에 속도가 붙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은 PB를 대상으로 '그룹사 교류 PB 선발' 공문을 배포했다. 이달 19일까지 지원자를 받는다. PB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은행 소속 PB는 선발 시 신한투자증권 소속 PB팀장으로 근무하게 되고, 신한투자증권의 PB는 반대로 은행 소속으로 일하게 되는 방식이다. 9월부터 약 3개월간의 준비·교육을 거쳐 내년 1월 정기인사 때 그룹사 인력 교류 형태로 발령을 낸다는 계획이다. 파견 근무 기간은 기본 2년이지만, 양사가 협의하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룹 경영진이 강조했던 '고객 몰입 조직'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며 "은행과 증권 내 업무 이해도가 높은 PB들을 선발해 파견한다는 계획이고 향후 직원 만족도와 협업 성과, 전문성 강화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PB들은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증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본시장에 대한 부분도 더 많이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보다 증권사에서 다루는 상품이 훨씬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데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상품도 많기 때문에 증권사 근무를 통해 확실히 인지하고, 은행에 복귀해서도 불완전판매 등 이슈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증권사 PB는 은행 WM 부문 특유의 타이트한 고객 관리 역량을 배워 향후 증권사로 복귀했을 때 고객군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올 들어 신한금융 차원에서 WM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 꾸준히 이뤄져 왔다. 최근 서울 여의도TP타워로 이사한 신한투자증권 건물로 신한은행의 WM 담당 부서가 함께 이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 본점은 서울 중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WM 부문은 증권과의 시너지가 필요한 만큼 여의도 증권 건물에 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산관리 솔루션 팀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출범하기도 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투자상품 및 전략, 세무, 상속·증여, 부동산, IB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이며, 자산가 고객 대상 컨설팅과 세미나 등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신한은행에서 '금융 일타 강사'로 불리는 오건영 팀장이 단장을 맡았고, 총 80여 명으로 구성됐다.

또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 브랜드인 '신한 프리미어'를 론칭했다. 고객군별로 나뉘었던 자산관리 브랜드도 신한 프리미어 PWM, 신한 프리미어 PIB,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등 '신한 프리미어' 브랜드를 달고 일원화했다.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선정하면서 대중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