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존 3’ VS ‘더 인플루언서’, 8월 예능 ‘빅게임’ 키워드는 ‘생존’[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8. 6. 1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더 존:버텨야 산다 3’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이다.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 모든 사람의 목표는 단순해진다. 바로 ‘생존’이다. 마치 오랜 시간을 기획했던 프로그램들이 공개시점을 지금이 이런 분위기인지 알고 잡은 분위기다. 바로 ‘생존’이 키워드다.

6일에는 공교롭게도 국내 OTT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들의 예능 신작이 베일을 벗었다. 오전 10시30분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예능 ‘더 존:버텨야 산다’가 세 번째 시즌을 예고했다. 그리고 오후 2시에는 다른 장소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가 공개됐다.

두 예능의 키워드는 공교롭게도 ‘생존’이다. ‘더 존:버텨야 산다’는 2022년부터 조효진, 김동진PD가 연출해 온 어드벤처 장르의 예능이다. 각종 극한의 상황 또는 기이한 상황에서 출연자들이 녹화 시간 4시간을 ‘생존’해야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는 국내 최초 ‘소설 서바이벌’을 표방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과 아프리카TV 등 국내 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매체들에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 77인이 모였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 대중의 관심을 잣대로 서로 ‘생존’을 위해 경쟁한다.

한 날 나란히 베일을 벗은 두 프로그램의 공개시점 역시 비슷하다. ‘더 인플루언서’가 6일 공개된 데 이어 ‘더 존:버텨야 산다 3’(이하 더 존 3)는 7일 공개된다. 각각 생존을 표방한 예능들은 더 넓은 틀에서 또 다른 프로그램과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더 존 3’는 이를테면 ‘외부자극으로부터의 생존’이다. 2022년 시즌 1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비유가 많이 들어있어 ‘바이러스 존’ ‘세이프티 존’ ‘브레인 존’ ‘머니 존’ 등 극한의 상황을 가정했다. 시즌 2에서는 ‘스트레스 존’ ‘오토매틱 존’ ‘미스터리 존’ ‘아날로그 존’ 등 특정하게 설정된 공간에서 일상의 소소한 가치를 다뤘다.

김동현(왼쪽부터), 권유리, 조효진PD, 김동진PD, 유재석, 덱스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더 존:버텨야 산다 3’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번 세 번째 시즌에서는 생존을 위한 투쟁의 강도를 높였다. AI를 통한 존재론적 물음, ‘종이의 집’ 설정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고통 그리고 게임을 통해 인간욕심에 대해 탐구하는 등 풍자와 우화도 집어넣었다. 시즌 2까지 참여했던 이광수 대신 격투기 선수 출신의 김동현, 특수부대 출신의 덱스 등이 합류해 볼거리를 늘렸다.

‘더 인플루언서’는 ‘내부 경쟁으로부터의 생존’이다. 제작진이 5개월을 들여 섭외한 77인의 인플루언서들 구독자나 팔로워 등 총합은 1억20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제작진이 설정한 다섯 개의 라운드를 통해 과제를 부여받고 대중의 관심을 상징하는 지표들을 부여받는다. 결국 경쟁을 통해 한 명의 우승자가 가려지고 특전을 받는 형식이다.

이들의 플랫폼과 콘텐츠의 형식은 다 다르다. 또한 구독자, 팔로워 규모도 다르다. 어쩌면 같은 출발선에서의 경쟁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제작진은 “서로 다른 플랫폼과 콘텐츠의 존재를 고려한 과제를 짰다. 승부 역시 기존 팬덤의 유무가 아닌 전략과 콘텐츠로 인해 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수정, 이재석PD가 6일 오후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각각 생존을 표방하는 두 개의 예능은 또 더 넓은 방송가로 나와 서로 다른 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 당장 지금 방송가를 뒤덮고 있는 파리올림픽의 영향력에서 생존해야 하고, 이후 당장 다음 달 중순에 있는 추석 전까지 화제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이제 곧 가을로 넘어가는 방송가에서 예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유재석과 권유리, 김동현, 덱스 등 검증된 방송인들을 앞세운 ‘더 존 3’와 TV에는 안 나왔을지 모르나 어느 계층에서든 확고한 지지를 받는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는 ‘더 인플루언서’는 피할 수 없는 생존경쟁을 벌인다. 그 생존이 8월 가장 중요한 예능의 덕목이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