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허점투성이 가계대출 관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자님은 대출 안 받나요?" 최근 취재원을 만날 때마다 들은 얘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출받지 않았던 차주들까지 주담대를 서둘러 받게 해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은행권 압박을 통한 가산금리 인상은 가계대출 관리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님은 대출 안 받나요?" 최근 취재원을 만날 때마다 들은 얘기다. 기자가 아직 무주택자인 데다 금융부에서 은행권을 취재하다 보니 이 질문은 대화에서 빠지지 않았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0%대였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6월 말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 당시 주담대 고정금리 산정의 근거가 되는 금융채 5년물의 금리가 연초보다 0.4%포인트가량 떨어진 영향이다. "대출 안 받느냐"는 질문엔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낮아진 주담대 금리에 너도나도 부동산만 바라본 결과는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폭증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엔 5조8000억원 넘게 늘어나더니, 7월엔 7조6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7월 증가분은 통계 집계 후 증가폭 최대치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가계대출 폭증이 부담스럽다. 이에 시중은행들을 '지도'하며 가산금리를 올리라고 상시 압박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 지침을 충실히 따르는 편이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이다. 그러나 시장을 이길 순 없다. 시장금리는 계속 하락 중이고, 결국 내리는 시장금리와 올리는 은행 간 엇박자만 부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7월 시행 예정이던 대출 규제 정책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을 갑자기 9월로 미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출받지 않았던 차주들까지 주담대를 서둘러 받게 해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은행이 시장 논리에 맞춰 저렴한 금리로 대출해준다면 금융소비자는 이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시장을 '가산금리'라는 인위적 장치로 이기려는 것은 오만이다. 은행권 압박을 통한 가산금리 인상은 가계대출 관리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새로운 금융 수장이 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말한 '컨틴전시 플랜'이 라이선스 사업자에 대한 단순 압박보다는 정교하길 기대한다.
[양세호 금융부 yang.seiho@mk.co.kr]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외국인 꼴도 보기 싫다”...1조5천억원 매도 폭탄 던진 이유는 - 매일경제
- ‘이 나라’ 너무 거슬린다는 트럼프…“취임 즉시 자동차부터 관세 폭탄” - 매일경제
- “우리 삐약이 SNS에 왜 왔니”…신유빈에 중국어 댓글 쏟아진 이유? - 매일경제
- 산부인과서 시술받다 20대 여성 심정지…“드릴 말씀 없다” - 매일경제
- 金 획득 후 작심 발언했던 안세영,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불참 - 매일경제
- 큰 소리 뻥뻥 치던 시진핑, 솔직 고백…“중국 경제 많이 어렵다” - 매일경제
- ‘새 여제’ 안세영에 활짝 웃은 ‘28년 전 여제’ 방수현 “이제 겸손하지 않아도 돼” - 매일경
- “외제차·고급호텔 무료” 유혹하던 명문대 오빠…알고보니 마약왕이었다니 - 매일경제
- “금리 섣부르게 올렸다가 초상집”...기업 발목잡는 엔고, 폭락 부채질 - 매일경제
- ‘셔틀콕 여황’ 안세영, 28년만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파리서 대관식 치렀다 [파리올림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