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온(ON)동네 복지관, 촘촘한 ‘복지 그물망’으로 진화
온동네 복지관 시행 4개월에 복지 대상자 발굴 4배 증가
박승원 시장 "시대에 부합한 복지정책으로 소외와 차별 없애겠다"
[더팩트|광명=김동선 기자] 경기 광명시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지난 3월 도입·시행한 '온(ON)동네 복지관' 사업으로 복지 그물망이 한층 더 촘촘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광명시에 따르면 온동네 복지관은 종합사회복지관 조직을 기능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개편해 지역 밀착형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사업이다.
◇동별 전담 복지사가 복지 욕구 해결 ‘동네 복지 마스터’로 활동
온동네 복지관 사업은 관내 3개 종합사회복지관(광명·철산·하안)과 18개 동 행정복지센터 간 1동 1복지관 네트워크를 갖추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지역 조직화를 활성화해 주민 복지 욕구에 즉시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총무, 사례관리, 서비스 제공, 주민 조직화 등 기능별로 구성됐던 기존 조직을 총무팀과 동팀으로 개편해, 동팀이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까지 맡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동별 전담 복지사가 주민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이들의 욕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동네 복지 마스터’로 활동하는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크게 증가
광명시는 제도 운영 3개월 만에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실적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3개 복지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실적은 1038건으로, 지난해 동기 257건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3개월 만에 66건의 사례를 발굴해 관리하고 있으며, 972건의 후원금과 물품을 지원했다.
이 밖에도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주민 만나기 사업을 통해 1801명에게 복지 서비스를 연계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도 체계적으로 진화했다. 세부 사업별 매뉴얼을 확립하고 연말까지 복지관 종사자와 민간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역량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앞서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지역의 실무자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수시로 컨설팅도 받고 있다.
◇민간기관 연계, 현장 중심 복지 서비스 제공
각 동의 특성을 반영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희망나기운동본부, 무한돌봄센터 등 민간기관과의 소통과 연계를 강화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사 예방 사업, 아파트 주민 조직화, 가가호호 문고리 캠페인, 중년 남성 산책 모임, 취약계층 인문학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한다.
지난해 3차례에 그쳤던 복지관과 동 간 네트워크 회의도 3개월 동안 24차례나 진행하며 현장 중심의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온동네 복지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민·관이 공공의 시설을 함께 공유하는 시스템은 사업 전후의 확연한 변화이다.
예를 들어 제도 시행 전에 복지관에 가야만 상담을 받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사는 곳 가까이에 있는 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복지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 6월까지 동 행정복지센터의 복지관 거점 공간 제공 실적은 20건을 기록했다. 또한 복지관의 시설을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사례도 395건으로 지난해 230건보다 크게 늘었다.
◇실무자 업무량·만족도 동반 상승
이러한 개편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 뛰는 실무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발굴부터 지원까지 동네 복지 마스터로의 역할을 하니 절대적인 업무량이 늘어났지만, 더 많은 어려운 이웃을 찾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담당자로서의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그간 민관이 각자 따로 지원하면서 복지서비스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대상자에 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주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온동네 복지관’
복지 사각지대 발굴 창구가 늘고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자 시민들도 온동네 복지관 사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이 ‘찾아가는 복지파라솔’에 참여한 93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온동네 복지관 사업이 계속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찾아가는 복지파라솔은 온동네 복지관 사업에 따라 시민이 원하는 곳에 나가 파라솔을 펴고 상담활동을 펼치는 이동복지관 사업이다.
광명종합사회복지관은 ‘차담소, 식담소, 목담소’를,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주민을 만나러 지역으로, 주만지 챌린지’를 통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90대 노모와 함께 사는 A(50) 씨는 고등학생 시절 폭행 피해를 당한 후 지금까지 세상과 담을 쌓고 은둔 생활을 해왔다. 그동안은 노모의 돌봄 속에 생활했지만 최근 노모가 치매로 입원하면서 급속도로 생활 여건이 악화했다.
A 씨는 소하1동 복지돌봄팀에게 발굴되어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동 담당팀과 연계, 종합적인 사례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복지관은 부식을 지원해 A 씨의 영양 상태가 나빠지지 않게 돕고, 동은 누구나돌봄사업을 연계해 A 씨가 매일 6시간씩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어둡기만 하던 A 씨의 표정은 복지 담당자들을 만날 때마다 웃으며 손을 흔들 정도로 좋아졌다. 민관 사회복지사들은 수시로 A 씨를 만나 정서를 지지하는 것은 물론, 힘을 합해 오랜 은둔으로 생긴 우울증과 인지능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A 씨의 장애 등록 절차를 돕고 있다.
철산1동 주민은 "주변에 말 못 할 사정으로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고, 그런 분들을 많이 알고 있다. 온동네 복지관이 주민들을 도와준다고 하니 내가 사는 시에서 좋은 복지정책을 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안1동 장애인 가족은 "항상 집에 있었는데 복지관에서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는지 처음 알았다. 가족과 함께 방문하겠다"고 반가움을 나타냈다.
소하동 거주 주민은 "이사할 준비가 막막했는데 마침 직접 찾아와 도움을 주니 정말 고맙다"고 말했고, 한 학온동 주민은 "이렇게 자주 와서 내가 어떻게 사는지 들여다보고 궁금해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라며 감격해하기도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온동네 복지관은 ‘차별 없이 소외 없이 누구나 평등한 광명’이라는 시정 가치를 최일선에서 구현하고 있는 복지정책"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에 부합한 새로운 복지정책을 시행해 시민이 체감하는 상생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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