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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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은 전신마취 치료를 확대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작년에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을 맡고서 특이한 사실을 알았다.
장애인치과병원은 중증장애인의 고난도 치료가 많아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병원은 장애인 치료를 위해 설계된 병원이라 턱 등 이동에 제약이 되는 실내 환경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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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은 전신마취 치료를 확대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작년에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을 맡고서 특이한 사실을 알았다. 그때 치과의사 중 30% 정도가 병가나 허리를 치료 중이었고 치과위생사도 허리가 좋지 못한 사람이 여러 명이라는 것이다. 치과의사가 계속 몸을 써야 하는 치료가 많아 목이나 허리가 아픈 사람이 많은데 그러함에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알아보니 장애인 환자를 치료하는 중에 많이 다친다고 한다. 치료 중에 본인도 모르게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 환자들이 있어, 안전을 위해 갑작스러운 속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장애인치과병원은 중증장애인의 고난도 치료가 많아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 안전한 진료가 보장되어야 의료진이나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하고 받을 수 있다.
장애인 환자와 의료진의 보호, 고난도 치과 치료를 위해 전신마취하의 치료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전신마취하 치료가 수개월 밀리는 상태였다. 전신마취 시설을 2배로 확장하는 계획을 세워 작년 서울시에 제출해 관련 예산을 받을 수 있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환자들도 더 나은 치료를 받고 의료진도 건강을 보다 잘 유지하며 치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계단이나 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올 수가 없어요." 작년부터 장애인치과병원 환자와 얘기하면 늘 듣는 또 하나의 얘기였다. 나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치료를 받거나 아플 때 병원을 가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권리다. 생각보다 주위에서 병원에 갈 방편을 어렵게 찾는 분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장애인은 휠체어 등 보조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분들이 많아 이동하기 어렵다. 건물 앞에 힘들게 와도 안에 들어가 올라가기 어려울 때가 많아 가기 쉬운 곳을 알아보는 것이 일이라고 한다.
우리 병원은 장애인 치료를 위해 설계된 병원이라 턱 등 이동에 제약이 되는 실내 환경은 없었다. 그러나 지하철역이나 주요 버스정거장과는 떨어져 있다. 환자와 얘기하니 장애인 콜택시가 편하기는 하나 수요가 많아 예약을 해야 하고 치료 후에 돌아갈 때는 못 잡을 때도 있다고 한다.
고민하다가 작년 말에 환자를 병원 차를 이용해 방문하게 하는 것을 생각했다. 교직원들과 여러 번의 브레인 스토밍을 거쳐 얼마 전 시범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이동제약' 장애인 위한 차량서비스." 이것이 키워드다. 세계적으로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으로 알고 있다. 치과 진료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차량 이동을 제공하고 우선은 인근 자치구에 장애인 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병원까지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하는 사업이다.
응급 진료와 검진, 주요 호소 증상 치료를 받고 후속 진료가 필요한 경우 우리 병원이나 진료가 가능한 치과와 협력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사업 대상 지역을 보다 확대하고 시범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여 개선도 해야 한다. 병원을 찾아오기 어려워 진료를 미루다 치아 손상이 더 심각해진 환자를 줄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시작이 반이다.
[김성균 서울대 교수·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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