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임현택 회장 변호사비 '회비 유용' 논란에 "셀프의결 아냐"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4. 8. 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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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복지부 고발건 관련 변호사 선임비용 안건 올려 의결?
"3월쯤 비대위가 변호사비 지원 통지…인수인계 없이 새 집행부 출범"
횡령·배임 의혹에 대해선 "다른 비대위원 지원만 적절?…역차별" 주장
6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있다. 윤창원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후보 시절 정부로부터 고발당한 사건의 변호사 선임비 3천만 원을 취임 직후 협회비로 지출하기로 '셀프 의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의협은 "사실무근"이라며 거듭 부인했다.

의협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대정부 투쟁을 이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당시 이미 변호사비 지급을 약속받았다며, 이 같은 지원이 횡령이나 배임이면 함께 고발된 비대위 인사들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6일 설명자료를 내고 임 회장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법 위반(업무개시명령 위반)·업무방해죄 교사 및 방조 혐의 등으로 고발된 사건 관련, 취임 직후 변호사비 3천만 원(착수비 2천만 원·성공보수 1천만 원)을 의협 회비로 쓰기로 의결해 '공금 유용' 논란이 일고 있다는 한 언론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임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등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비대위의 김택우 전 위원장, 주수호 전 홍보위원장, 박명하 전 조직강화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과 함께 고발됐다.

이에 비대위는 '회원에 대한 법적 보호'를 위해 1인당 3천만 원의 지원을 결정했고, 이를 의사결정기구인 의협 대의원회에도 보고했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의협은 "올 3월경 비대위는 임 회장에 대해서도 변호사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담당 변호사에게 통지했다"며, 그 이후 비용 지급 없이 5월부터 임 회장 임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임 회장에 대한) 아무런 인수인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 등에 대한 지원액과 같은 금액으로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변호사비용 지원이 결정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임 회장의 '집단행동 교사·방조' 혐의 관련 사건을 수임한 이재희 변호사(법무법인 명재)의 경우, '임현택 집행부'에서 법제이사로 임명됐는데 이 또한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피고발인들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되었던 변호사의 경우, 수임계약이 (의협 회장) 선거 훨씬 이전에 체결됐고 수임료 지급 절차가 지체되고 있던 중에, (해당 변호사가) 5월 1일 출범한 42대 집행부의 법제이사로 임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변호사에게 이전 계약건의 수임료를 지급해도 되는지를 검토했고, 5월 14일 상임이사회를 통해 의결됐기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취지다. 의협은 "의협 (법제)이사에게 수임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수임을 맡았던 변호사가 계약 이후 새 집행부 출범과 함께 의협 이사가 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협 정관 위배와 법적 측면에서의 횡령·배임 의혹은 별개라는 법조계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도 "그런 논리라면 나머지 비대위 관련 피고발인들에 대한 소송 지원도 횡령 배임"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의협의 '회원 소송 지원에 관한 규정' 제3조를 살펴보면, 협회는 '회원의 의무를 다한 회원이 당사자인 사건 중 소송 등 결과가 협회 또는 의료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사건'에 한해 소송 지원 등을 할 수 있다. 

또 의협 비대위 운영규정 제15조(위원에 대한 법률구조 및 보상 특례)에 따르면, 비대위원장 또는 비대위원이 규정에서 정한 위원회 업무를 수행하다가 형사입건 또는 구속,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의협은 법률구조 및 보상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 또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의결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총회 추인을 받을 수 있다.

의협은 "회장으로 취임했다는 이유로 여타 피고발인들과 다르게 소송비 지급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한 역차별"이라며 "결론적으로 의료농단 사태라는 엄중한 시기에 마땅히 이행할 외무들이었으며, 횡령·배임의 소지는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향해서는 "의협의 회의록은 외부 유출을 금하는 '대외비' 처리 문서임에도 불법으로 습득해 악의적으로 보도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협 상임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임 회장이 자생한방병원으로부터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사건의 변호사비(500만원)를 협회 재정에서 지출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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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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