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스파이크 부르는 공포의 조합?...`달달한 고기와 먹는 밥` [체험기]
"헉, 아침 공복혈당 100이 넘네."
지난 2주간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착용하면서 가장 주의 깊게 본 부분은 공복혈당과 전체 혈당 그래프였다. 공복혈당은 8시간 금식을 한 이후에 측정한 혈당이다. 126㎎/㎗ 이상이면 당뇨라고 진단하고, 99㎎/㎗까지는 정상, 100~125㎎/㎗까지는 공복혈당 장애로 진단한다.
아침 혈당 그래프를 보니 공복혈당이 125㎎/㎗를 넘긴 적은 없지만 90㎎/㎗에서 많게는 110㎎/㎗까지 올랐다. 평균 100㎎/㎗ 초반을 오갔다. 반대로 식후에는 일정 범위(평균 약 140~150㎎/㎗) 혈당이 오르다가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80~90㎎/㎗ 대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보름간 아침 공복혈당을 지켜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낮이나 저녁 시간대 공복 혈당은 혈당을 많이 올리는 음식을 안 먹으면 되는데, 아침 공복혈당은 먹은 것도 없는데, 올라가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하나씩 습관을 기록해 보기 시작했다.
◇야식 먹으면 공복혈당 바로 변화…"규칙적인 식사 시간 중요"
기자는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긴장의 끈을 놓치고 먹을 때가 있다. 지난달 13일 저녁 9시쯤 운동을 마치고 11시쯤 매우 출출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로는 가볍게 계란이나 바나나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짜장라면 한 개를 끓이고 있었다. 맛있게 라면을 먹고 잠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 공복혈당을 보니 110㎎/㎗이었다.
잠을 자고 있을 땐 어땠는지 그래프를 보니, 혈당이 야식의 여파로 새벽 2~3시까지 계속 오르다 오전 6시가 돼서야 100㎎/㎗ 초반대로 낮아졌다. 이날은 아침부터 높아진 혈당 탓에 식사를 하지 않고 기다리다 오전 11시쯤 공복혈당이 90㎎/㎗대로 떨어지고 나서야 식사를 했다.
저녁에 늦게 먹는 습관은 아침 공복혈당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가급적 저녁 식사를 빨리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불규칙한 식사 시간도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야식을 줄이고 공복혈당을 낮추기 위해 몸속 내장지방을 더 빼서 관리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포의 혈당 스파이크..."제육볶음에 밥 먹으니 바로 알람"
한독의 바로잰Fit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실시간 혈당 그래프와 목표범위 혈당비율, 평균혈당, 표준편차, 변동계수 등의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기자는 15일간 총 2번, 혈당이 목표 범위를 넘었다. 한번은 아침에 먹은 떡이 원인이었고, 두 번째는 당분이 있는 고기를 탄수화물과 함께 먹은 날이었다.
지난달 23일 저녁에 밑반찬과 함께 제육볶음을 먹었는데 식후 1시간 정도 지나자 192㎎/㎗까지 혈당이 올라 경고 알림을 받았다. 바로잰Fit은 혈당이 70㎎/㎗ 이하 180㎎/㎗ 이상일 경우 알림이 뜬다. CGM을 착용할 동안 삼겹살이나 스테이크 등 고지방 음식을 먹을때에도 120~130 ㎎/㎗ 수준을 넘기지 않았는데, 대체로 설탕이 들어간 제육볶음이나 불고기는 혈당을 크게 높였다.
과일도 혈당을 꽤 높였다. 주로 수박, 참외, 토마토 등을 먹었는데, 수박을 먹을때 혈당 수치가 150㎎/㎗대로 가장 높았다. 토마토의 경우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뿌려 먹었는데, 혈당이 127㎎/㎗대로 안정적이었다. 다만 과일은 혈당을 높이는 만큼 체중을 줄여야 하는 다이어트 기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혈당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면 당뇨 전 단계 등 공복혈당장애가 있거나 식습관을 개선해야 하는 사람들, 꾸준히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먹는 음식을 기록하면서 혈당 추이를 확인하는 것만큼 정확한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또 혈당이 오르는 음식은 사람마다 달라 내가 먹는 음식을 한번쯤은 점검해보는 것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5일간 쓸 수 있는 바로잰Fit 가격은 8만5000원이다. CGM은 현재 1형 당뇨환자에게만 70%의 보험이 적용되지만 2형 당뇨와 임신성 당뇨환자에도 확대될 수 있게 건강보험 당국이 검토 중이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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