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출렁거려도…日 "경제개선 전망 변함 없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예의주시" 원론적 입장만
기시다 총리도 "긴장감 갖고 주시" 시장 달래기 나서
"일본은행, 금리인상 섣불렀다" 비판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6일 금융청·일본은행과 ‘국제금융자본시장 관련 정보교환 회의(3자 회의)’ 연 뒤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은행 출신으로 현재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아타고 노부야스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일본은행은 경제 지표와 시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면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은 통계자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달 말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리인상을 결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 또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5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전장 대비 약 4400엔 하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미국과 일본간 금리차 축소를 의식,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5일 한때 달러당 141엔대로 폭락했다.(엔화가치 상승). 이는 약 7개월 만에 엔고, 달러 약세로 전환했다. 엔고 현상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이날 닛케이 평균 주가는 한 때 3400엔까지 급반등했고, 엔화 환율은 146엔대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긴급하게 모인 3자회의 참석자들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경제 재정 운용에 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환율에 대해서는 펀더멘탈(경제의 기초 여건)을 반영에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거듭 공감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했다.
미무라 재무관은 주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시장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부진한 경제지표를 배경으로 한 해외 경기악화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을 배경으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위험회피 움직임이 있었다는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로 위험자산 회피성향이 깊어지면서 일본 증시에 ‘패닉셀(공포로 인한 투매)’이 벌어졌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요인이 거론되고 있어 무엇이 요인인지 분석하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며 짧게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가 하락이 일어나고 있어 나 자신도 해외 당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일본은행이 미국의 경기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섣불리 금리를 인상한 게 일본 증시에 부메랑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기가 좋지 않은 금리인상”이라고 평가하며 “이제 일본은행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진입할지 연착륙할지 지켜봐야 한다. 적어도 9, 10월의 금리 인상 논의는 어렵게 됐다”고 짚었다.
최근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기 전까지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은행이 현재 0.25%에서 올 연말까지 0.5%로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달 금리인상이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오면서 당분간 정책금리 걸음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금융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히로시마 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가 급등락에 대해 “계속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면서 일본은행과 긴밀하게 연계해 경제 재정 운용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만 내놨다.
3자 회의는 2016년 3월부터 시작되어 엔화 약세, 유가 급등 등 금융자본 시장이 급변할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개최한다. 3자 협의를 통해 시장의 혼란을 억제하려는 취지다. 재무관, 금융청장, 기획담당 이사 외에 재무성에서 거시경제 조사와 일본은행과의 조정을 담당하는 총괄심의관이나 금융청, 일본은행의 국제 담당 간부가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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