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상승세…트레이더·수출업체도 달러·엔화 던져[e차이나]
美 금리 인하 기대, 엔화 절상에 위안화 매력 부각
위안화대비 원화도 약세, 대중 수입업체엔 악재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위안화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측과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며 위안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대비 원화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대(對)중국 수출업체와 현지 교민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되고 있다.
6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전날 달러·위안환율은 7.1303위안에 마감했다. 이는 1월 5일 7.139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사실상 올해 들어 가장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날 오후 현재는 7.1465위안선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위안환율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7.26위안선을 형성했으나 이달 들어 급격하게 하락(위안화 강세)하고 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1년물 기준 3.35%로 4년 전인 2020년 7월 3.85%보다 낮아졌다.
반면 미국 기준금리는 같은기간 0.25%에서 5.50%로 껑충 뛰었다. 중국은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질수록 위안화 약세를 우려해 통화정책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게 되면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위안화도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동방증권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해외 안전자산 거래가 늘고 시장 투자자들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 금리 폭이 더욱 좁혀지면서 통화정책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일본은행(BOJ)의 전격 금리 인상도 위안화에는 절상 요소가 됐다. 저금리의 엔화를 사서 수익을 올리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 수순을 밟게 되면서 다른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한 외국계 은행 외환 트레이더를 인용해 “엔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엔화가 급등했고 달러 대비 엔화의 최대 상승률은 14%에 육박하면서 저금리 통화인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화 약세로 지난 2주 동안 일부 외국인 트레이더들이 달러 수입을 위안화로 환전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수출업자들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외환 결제를 위안화로 하는 것도 위안화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보다 달러의 가치가 더 높을 때 수출업자들은 외환을 위안화로 환산하기보다는 달러로 받아 예금하는 경향이 있었다.
제일재경은 “중국과 미국 금리 차이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때 달러 예금은 연간 5% 가까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이제 그러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수출업자들은 긴급하게 외환을 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안화대비 원화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현재 원·위안 환율은 192.56원으로 전일대비 0.49% 오름세다. 올해 1월 1일(182.14원)과 비교하면 10원 정도 오른 수준이다.
원·위안 환율이 하락하면 중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수출업체 매출은 커질 수 있지만 수입업체 등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다. 1억위안 규모의 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면 올초엔 182억1400만원이 있었으면 됐지만 지금은 약 192억5600만원으로 10억원의 비용이 더 늘기 때문이다.
당분간 위안화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중국 민메탈스증권의 유천예 연구원은 “ 엔화의 절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부분 통화의 절상으로 이어졌고 위안화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이는 통화정책 여력을 확대하고 채권시장에 수혜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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