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선균 다시 볼 수 있어"…조정석·유재명, 울분·행복 오간 '행복의 나라'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이선균의 또 다른 유작 '행복의 나라'가 개봉한다. 10.26 사건을 모티브로 한 '행복의 나라'. 시대는 냉혹하지만 이선균, 조정석의 연기는 뜨겁다.
6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추창민 감독과 배우 조정석, 유재명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그 동안 10.26 사건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알려진 인물을 주로 다룬 것과 달리 이번 영화는 알려지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추 감독은 "희생된 사람들, 숨겨진 사람들에 호기심이 닿았고, 그래서 이 이야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시대상인 1970년대를 구현하기 위해 필름 느낌을 내고 싶었다. 필름을 쓸 순 없지만 필름 느낌이 나게 했다"며 "중요한 건 배우들의 감정이었다. 배우들의 감정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촬영) 각도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법정신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했다. 당시 군사 법정은 어땠을까, 현실적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인물의 배치, 숫자 등이 정확히 그 사건과 일치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 이선균은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역을 맡았다. 박태주는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창작한 캐릭터다.
조정석, 유재명은 세상을 떠난 동료 이선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내비치기도다. 조정석은 "(유재명, 이선균과) 삼형제처럼 큰형, 작은형 이렇게 즐거웠다"고 기억했다. 이어 이선균에 대해 "좋은 형이고 같이 연기할 때만큼은 그 열정이 뜨거웠다. 연기가 끝나면 누구보다 따뜻했다. 저는 그렇게 기억한다. 영화를 함께하게 되어 지금도 좋고 행복하다. 저한테는 따뜻했던 기억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재명도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자체를 볼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보는 내내 겹쳐지는 시간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힘들어지는 경험이 떠올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좋은 변호사'라고 하는 (이선균의) 대사가 정석이에게 좋은 배우라고 하는 것 같았고, 그 다음에 '형도'라고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또한 "얼마 전 라디오 오프닝 멘트에서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있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배우 일을 하는 우리에게 행복인 것 같다.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들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변호사 정인후로 분했다.
조정석은 "정인후가 영화적 가공의 인물이기도 하고 재판 기록 속에 있던 많은 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보는 분들이 정인후의 시점, 정인후를 통해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게끔 하려고 했다. 객관적으로 시퀀스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사람이라 연기하다 보면 감정에 북받치는 경우가 있었다. 시퀀스별로 잘 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가거나 많이 표현되면 인후의 감정선이 잘 보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감정 표현에 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은 무게감 있는 영화에 비해 촬영 현장은 즐거웠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영화가 무게감 있는 것에 비해 현장은 유쾌하고 재밌었다. 행복의 나라 그 자체였다. 주변 분들이 '행복의 나라' 현장 어땠냐고 하면 행복의 나라였다고 답하곤 했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부정 재판을 주도하며 위험한 야욕을 위해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거대 권력의 중심인 합수부장 전상두 역을 맡았다. 전상두는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유재명은 "작품이 흘러가는 건 두 인물이 중심이다. 전상두는 이들을 둘러싼 반경의, 권력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이들을 헤치지 않고 전상두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을 최대한 절제해서 표현할 수 있을까, 그 부분에서 감독님에게 도움을 받았고, 그 부분에 가장 중심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극 중 정인후와 전상두가 골프장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다. 조정석은 "저는 너무 추웠고 형은 안 추워 보이지 않나. 꽤 며칠 찍었다. 그 며칠 동안 너무 부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변호사 정인후가 아니라 인간 정인후의 모습으로 대사를 토해내고 싶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울분을 표해내고 싶은 장면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정석은 유재명과의 연기에 대해 "형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매 장면 화가 났다.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형님과 즐거웠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명은 "영화 보는 내내 '정석이가 고생 많이 했구나' 싶었다. 끝나고 나면 손 한 번 잡아줘야지 했다. 제가 찍었고 결말을 아는데도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따라가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영화를 봤다. 조정석은 멋진 배우다. 현장에서도 즐겁게 서로 알콩달콩 톰과 제리처럼 재미나게 했다. 행복했다. 앞으로도 같이 함께 배우의 길을 잘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봉해 천만영화가 된 '서울의 봄'은 10.26 사건 다음으로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 작품. '행복의 나라'의 시대적 배경이 '서울의 봄'으로 이어진다.
추 감독은 "이미 작업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서울의 봄'에 영향을 받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극 중 전상두 역할을 두고 "특징인물보다 그 시대가 주는 야만성을 표현하려고 재명 씨가 노력했다. 그게 '서울의 봄'과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행복의 나라'는 실제와 다른 재창작된 부분도 많은 만큼 추 감독은 "현실처럼, 다큐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 같다"고도 강조했다.
조정석은 "'행복의 나라'에 많은 날개를 달아달라"고 부탁했다. 유재명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좋아하는 배우와 감독이 나온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가슴 벅찬지 몸소 느낀 관람이었다.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게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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