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2520 회복했는데'…코스피 멱살잡은 엔캐리트레이드
엔화 빌려 신흥국 증시 투자한 외국인 '청산' 움직임
과거 5차례 청산에서 코스피 최대 57% 하락하기도
"코스피 수급 주체는 외국인…하방 압력 우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4%대 상승세를 탔지만 ‘엔(円)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언제든 증시의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는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8배까지 떨어지며 저렴해진 상황서도 외국인이 ‘팔자’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손꼽는다.
지난 7월 초만 해도 엔화는 달러당 161.65엔에 거래됐지만 미국의 ‘빅컷(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함)’ 기대와 일본의 금리인상이 겹치며 전날 142.57달러까지 하락했다. 한달 새 12%에 달하는 조정이 나타난 것이다.
엔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값싼 이자로 빌릴 수 있는 자산으로 2013년 4월 이후 엔화로 매수한 국가별 자산(주식+채권)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71조 7000억엔, 케이먼군도52조 4000억엔, 프랑스 9조 9000억엔, 호주 4조 6000억엔에 달한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라 각 금융시장에 자산이 풀리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캐리 청산 구간에서는 외국인 매수 자금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은 쉽지 않고 매도로 인한 하방압력이 커진다”면서 “국내 증시 수급의 주체는 외국인인 만큼, 영향을 받는다”라고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 가장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가 나타난 2020년 상반기 외국인은 무려 24조7661억원을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우기도 했다.
물론 일본 경제에 대한 지위가 예전 같지 않아 엔캐리 청산 충격도 과거보단 크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현재 높아진 국가부채 비율 등 일본 엔화의 지위가 과거와 같지 않아 청산 시나리오가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분간 미국과 일본의 환율과 금리가 겨우 2550선을 회복한 코스피를 흔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는 “단기적으로는 달러·엔 환율 저점이 주식시장 1차 바닥을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면서 “당분간 환율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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