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자사주 매입으로 '밸류업' 반등하나

이종혜 기자 2024. 8. 6. 17: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SC인베스트먼트 올해 2번째 주주가치 제고 방안
금융당국 조정장에도 밸류업 추진 지속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코스피가 장중 2400선 아래로 급락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코스피 전광판에 이날 최저치인 2,386.96이 표시되고 있다. 2024.08.0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역대급 증시 폭락으로 상장 벤처캐피탈(VC)의 주가가 연초 대비 반토막이 나며 시가총액도 1000억원 이하로 속절없이 급락했다. 각 운용사들은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발 빠른 대응에 나서며 초동 진압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번 조정을 과거와는 상이한 '과도한' 하락으로 진단하면서 주가가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더욱이 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만큼 운용사도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먼트는 자사주 70만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2.55% 수준으로 자사주 취득 예정 금액은 20억원 규모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올해에만 2번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지난 3월 자사주 31만5278주를 소각한 바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101만5278주)의 31% 수준으로 소각 금액은 11억9347만원이다. 동시에 현금 결산 배당도 10억원 규모로 단행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이다. 배당은 배당소득세가 발생하는 반면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주가 상승 시 얻은 시세차익은 과세가 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배당보다 더 효과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국내 VC가운데 DSC인베스트먼트는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대형 운용사 중 하나다. 2020년 영업이익 292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으며 2021년엔 161억원, 2022년엔 181억원, 2023년 179억원이다.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대표적인 투자포트폴리오 기업은 퓨리오사AI, 두나무, 람다256, 무신사, 콩스튜디오, 직방, 에스엠랩 등이다.

DSC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올해를 주주가치 제고 원년으로 삼은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상장 VC들은 주주환원에 인색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주주친화정책을 독려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연초부터 자사주 소각 혹은 배당에 나서에 나서며 시장의 불만을 잠재우기도 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상장 VC들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3월 자사주 140만주 가량을 소각, 총 98억원 규모를 단행하며 주주환원 정책에 앞장섰다. 아주IB투자도 현금배당 59억원을, 지난 5월에는 SV인베스트먼트가 11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 5월에는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지난 6월에는 금융위는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했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발행주식총수의 5%이상인 경우 자사주 보유 현황 및 목적, 향후 처리계획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사회 승인도 받아야한다. 주요 내용은 사업보고서에도 기재해야한다는 것이 골자다.

밸류업 지원방안의 초기 효과도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1조8000억원) 대비 올해 상반기 2조2000억원으로 25% 이상 늘었다. 주가도 화답했다. 연초 2645.47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장중 2896.43을 기록했다. 여타 선진국 대비 주가 상승의 속도는 더뎠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올해 안에 코스피 3000‘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전일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글로벌 자금 이탈, 인공지능(AI) 수익성 둔화, 중동 불안 등 악재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시장 충격으로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8.7%나 폭락했던 코스피가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지만 당국이 밸류업을 위한 노력이 다소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코스피 하락률은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1년7개월 만에 700선을 내준데다 장중 하락 폭은 이른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9월18일 이후 24년 만에 가장 컸다.

☞공감언론 뉴시스 ljh3@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