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알리·테무 나비효과…"中 커머스 침공 대비해야"
C-커머스 공세에 중소기업 32% "매출 줄었다"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티메프 사태의 원인이 개별 기업(큐텐)의 자금 남용·유용에서 비롯된 것은 맞지만 그 기업이 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는지를 살펴보면 (C-커머스가 참전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로 중하위권의 기업들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중국 플랫폼 이슈는 국내 시장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정연승 단국대 교수)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알리와 테무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서 일부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와 같은 중국 유통플랫폼이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면서 국내 유통사는 물론 중소기업과 위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들 스스로 힘을 키우려는 노력에 더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6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에서 '중국 유통플랫폼 급성장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최근 크로스보더 성장하면서 C-커머스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유통산업 시장 규모를 5조 7840억 달러, 연평균 성장률은 14.6%다. 같은 기간 중국의 빅3 온라인 유통 사업자(알리·테무·징동)의 연 평균 성장률은 41%에 육박한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커니(Kearney)는 2027년 선도 유통업체로 1위 아마존, 2위 알리바바, 3위 핀둬둬, 4위 징동닷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이후 중국은 최대 직구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6조 75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중국이 전체의 48.7%(3조 2873억 원)을 차지했다.
알리, 테무, 틱톡샵, 쉬인 등 C-커머스 기업이 국내에 본격 상륙하면서 이커머스 시장도 재편되는 분위기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플랫폼 사용자 수 1위 업체는 쿠팡, 2위는 알리, 3위 11번가, 4위 테무 순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이커머스 기업 진출에 따라 본국 제조업과 플랫폼 사업자들이 가장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국내의 경우 쿠팡, 패션플랫폼 등 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플랫폼과 유사한 품목을 판매하는 한국 판매자나 구매대행업자의 타격이 크다.
C-커머스의 공세에 제조·판매 중소기업도 피해를 입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80%가 C-커머스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거나 향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답한 이들도 32.9%나 됐다.
공구업체 프로툴 송치영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하락률은) 25% 전후로 보고 있다"며 "국내 제조사들은 (안전 등) 인증을 받기 위해서 3개월에 300만 원, 1년에 1000만 원식 돈을 내고 있다 보니 (가격) 경쟁력은 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티메프 사태를 언급하며 이 역시도 C-커머스의 적극적인 침공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독자 생존이 사실상 어려운 빈사 상태에 놓였다. 플랫폼 생존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유동성 확보가 관건인 상황"이라며 "큐텐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참전으로 경쟁심화 상태가 된 한국 이커머스가 구조조정 단계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C커머스의 침공에서 국내 유통기업과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정부가 국내기업 역차별 해소를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중소제조사와 소상공인 역량 강화와 △해외 판매 증대를 위한 역직구 플랫폼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역직구는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정 교수는 "올해는 쉬인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도매상을 공략하는 1688닷컴 등 중국 기업의 추가 진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1688닷컴은 알리보다도 가격이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 인제도 제고를 위해 브랜드 역량 강화, 소상공인과 중소제조사의 해외 판로 다양화를 지원해야 한다"며 "또 중소제조사들의 온라인 유통 업체를 통한 수출 활로 모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역직구를 저략적으로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장은 "유통 플랫폼에 입점해 활동하는 저희 같은 중소업체들이 살아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며 "업체들도 어떻게 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을 만족시킬지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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