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손'에 뒤바뀐 최고위원 희비... '명심 전대' 후유증 커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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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반환점을 돌면서 당대표가 유력한 이재명 후보의 '보이는 손'이 작용해 최고위원 순위가 레이스 초반과 뒤바뀌고 있다.
이 후보의 '보이는 손'이 영향력을 미치면서 여기서 벗어나 있는 후보들의 속앓이도 심해지고 있다.
이날까지 당선권에 포함되지 않은 한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이 후보의 메시지로 특정 후보들의 순위가 급상승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사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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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후보 사퇴 권유설에 친명들도 우려
"픽 받지 못한 후보들 적으로 돌리는 처사"
"장막 뒤 모습은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 (최고위원 후보)
"'픽'받지 못한 '이재명 팔이'가 더 위험하다." (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반환점을 돌면서 당대표가 유력한 이재명 후보의 '보이는 손'이 작용해 최고위원 순위가 레이스 초반과 뒤바뀌고 있다. 이 후보의 선택을 받지 못해 서서히 당선권에서 멀어진 후보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전대 이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다.
김민석·한준호 뜨고… 정봉주·이언주 지고
최고위원 8명의 뒤바뀐 순위가 '보이는 손'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초반 레이스부터 1위를 유지하던 정봉주 후보는 2주 차부터 주춤하더니, 3주 차 2위로 밀려났다. 반면 4위로 시작해 이 후보가 직접 걱정까지 했던 최측근 김민석 후보는 1위를 꿰찼다. 6위로 레이스를 시작한 한준호 후보도 명심을 등에 업고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라오는 후보들이 있으면 내려가는 후보들이 있는 법. 당선권인 5위에 있던 이언주 후보는 7위로 하락했다. 여당을 향해 '정신 나간' 발언으로 전대 직전 반짝 주목을 받은 김병주 후보도 6위에 그치고 있다. 이런 급격한 순위 변동을 두고친야권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도 "이렇게 (순위가) 요동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이 후보 측에서는 부인하지만, 결과적으로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특정 후보들을 각별히 챙기는 이 후보의 의중을 강성지지층이 모를 리 없다. "'명심'의 정확한 좌표를 몰랐던 권리당원들이 반환점을 돌면서 이 후보 의중을 완전하게 꿰뚫고 있다"는 얘기가 당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픽' 후보들 급상승은 누가 보더라도 사실"
이 후보의 '보이는 손'이 영향력을 미치면서 여기서 벗어나 있는 후보들의 속앓이도 심해지고 있다. 김민석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정 후보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봉주가 살아온 역사 민주당과 함께했던 그 처절한 정치 역정을 기억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만큼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다. 원외인 정 후보는 이날 원내 의원들을 통해서만 가능한 기자회견장 예약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에 뛰어들지 않은 의원들까지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까지 당선권에 포함되지 않은 한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이 후보의 메시지로 특정 후보들의 순위가 급상승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사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이언주 후보는 김민석 후보가 탄력을 받기 시작한 전대 2주 차부터 유튜브를 통해 "김 후보가 뭐 '오더가 내려왔다' 스스로 그렇게 얘기를 한다"며 "조직의 힘으로 상승하는 것 같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심지어 최근엔 이재명 후보 측에서 특정 후보에게 사퇴를 권유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날 " 이 후보 선택을 받지 못한 후보들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다른 후보들이 이 후보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도 "이대로 선거가 끝나면 '이재명 1기' 체제보다 '2기' 체제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는 스스로 자기 능력을 보여준 사람들과 함께한다"며 "특정 후보를 의도적으로 픽하거나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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