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시원하고 경쾌한 매력 지닌 '빅토리'…과유불급의 아쉬움

영화 '빅토리' 스틸컷 ⓒ마인드마크

춤, 노래, 로맨스, 드라마, 성장기 모두 다 한데 모여 부족함 없는 종합선물세트 같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인상을 주는 것을 왜일까? 영화 '빅토리' 이야기다.

영화 '빅토리'는 1999년을 거제를 배경으로 열정만큼은 충만한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학교 축구부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국내 영화 최초로 치어리딩을 소재로 하는 작품답게 '빅토리'는 시원시원하면서도 경쾌한 춤과 흥겨운 음악을 앞세워 관객의 심박수를 올린다. 특히 이혜리와 박세완, 조아람을 필두로 한 9명이 펼치는 탄탄한 군무와 활기찬 응원의 치어리딩은 그 에너지가 스크린 너머로도 전달되는 듯 강력한 힘을 지녔다.

무엇보다 배우들은 성장하기 위해 애쓰고, 지금의 현실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의 모습을 매우 실감 나게 소화해 극으로의 몰입감을 높인다. 1999년 여고생을 그대로 빼닮은 듯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출연진의 훌륭한 연기합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분출한다.

영화 '빅토리' 스틸컷 ⓒ마인드마크

영화가 지닌 메시지 또한 다수의 관객에게 소구 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이고 대중적이다.

"우리가 응원하면 사람들 눈에서 빛이 나더라, 그 빛을 보면 내 가슴도 뛰고" "춤은 혼자 추는 것이 아니라 같이 추는 것이다" "'나는 네 옆에서 조연이라도 된 것 같아서 좋았어' '너도나도 다 주연이지'" "돌아오는 것도 용기다" "네 삶을 응원한다" 등 감독은 힘든 현실을 살아낸,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들을 지녔지만, 영화는 단점 또한 적지 않다.

앞서 언급된 영화의 주제 의식의 대부분을 작중 인물의 대사로 풀어내는 연출은 매우 친절한 방식이나 누군가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작위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을 법한 요소다. 또한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사건과 갈등을 연속해서 배치한 것 역시 다소 아쉽다.

감독은 등장인물들이 겪는 내적·외적 고뇌와 더불어 이들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을 쉴 새 없이 보여주며 위기를 점차 고조한다. 그러나 본류에 집중하기보다는 지류마저 놓치지 않으려는 탓에 영화는 되려 산만해지고 템포마저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 '빅토리' 포스터 ⓒ마인드마크

무엇보다 치어리딩을 앞세운 스포츠 장르를 시작으로 청춘 성장기와 가족 드라마, 로맨스와 코미디까지, 지나치게 많은 것을 담아내려는 욕심으로 인해 영화는 마지막을 향해 달릴수록 중심을 잃고 부유하는 모양새를 띈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처럼 '빅토리'는 몇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선명한 메시지와 더위를 날릴 듯 신나는 리듬을 유지하며 모두를 위한 영화임을 마지막 순간까지 강조하는 덕분에 충분한 대중성을 확보한다. 올여름 극장가에서 호불호 없이 다수가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자리매김할 '빅토리'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영화 '빅토리'. 박범수 감독 연출. 혜리, 박세완, 이정하, 조아람,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이찬형 등 출연.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2024년 8월 14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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