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끔찍하다” 사람 잡는 더위 200명 사망…‘여기는’ 피해야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기”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 기간 안전수칙 중 하나다. 야외 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 섭취, 양산 착용 등과 함께 안전안내문자에 ‘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리기’가 꼽힌다.
온열질환 사망 사고 중 상당수가 고령자가 논밭 등에서 작업을 하는 중 발생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체온 유지와 땀 배출 조정 능력이 떨어져 온열질환에 더 취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23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2011~2023년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통해 총 204명의 사망 신고가 접수됐다.
발생 장소 별로 보면 논과 밭에서 사망자가 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27명), 길가(25명), 작업장(21명), 주거지 주변(14명) 순이다.
연령 별로는 60대 이상에서 133명(65.2%)이 사망해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자가 125명(61.3%), 여자가 79명(38.7%)이지만 80대 이상에서는 여성 사망자가 더 많았다. 80대 이상 온열질환 사망자 중 여성이 33명, 남성이 17명이다.
지난 주말 사이에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도 논과 밭에서 발견된 경우가 많았다.
질병관리청과 지역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광주광역시 서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같은 날 경남 창원과 창녕에서도 5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각각 밭과 갓길에서 숨졌다. 4일 전남 순천시에서도 밭일을 하던 90대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고온의 환경에 오래 노출되거나 증상을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치를 넘어섰다.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690명, 추정 사망자는 14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는 1646명, 추정 사망자는 20명이었다. 최악의 폭염이었던 2018년에는 온열질환자 4526명, 사망자 48명 발생했다.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영향이다. 지난 4일에는 경기 여주시 점동면 기온이 40.0도에 이르렀다. 자동기승관측장비(AWS) 관측 상 40도를 넘어선 건 지난 2019년 8월 5일 경기 안성시 고삼면(40.2도)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올해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로, 평년 같은 기간(3.7일)보다 훨씬 길다. 나아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보다도 더 많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강원 강릉시와 속초시에서는 각각 2차례씩 밤에도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초열대야’가 나타나기까지 했다.
적어도 열흘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살인적인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폭염을 일으킨 기압계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고기압이 이중으로 자리 잡으면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는 상황이다.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아 고온다습한 공기를, 대가 상층에선 티베트고기압이 뜨겁고 건조한 공기를 불러들이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던 1994년과 2018년에도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강하게 발달해 한반도를 이중으로 뒤덮었다.
이후 고온의 수증기를 한반도로 유입시킬 태풍이 발생할 경우 올 여름이 2018년을 뛰어넘는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정부는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안전 대비 체계를 점검한다.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된 2018년 이후 폭염으로 인한 현장상황관리관이 파견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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