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124패? 1900년 이후 최다패-최다연패 역사 만드는 CHW, "매일 같은 얘기 짜증나고 아픕니다"

페드로 그리폴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6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서 패배가 짙어진 9회 고개를 숙이고 침묵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화이트삭스 선발 카이 부시가 1회 투구를 마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결국 또 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아메리칸리그(AL) 최다 연패 타이기록의 수모를 당했다.

화이트삭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5로 무릎을 꿇어 21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부터 21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화이트삭스는 27승88패를 마크했다. 물론 30팀 중 승률 최하위다.

이로써 화이트삭스는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마크한 AL 한 시즌 역대 최다인 21연패와 타이를 이뤘다. 1900년 이후 내셔널리그(NL)는 196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23연패다. 2패를 더 당하면 63년 전 필라델피아가 세운 20세기 이후 최다 연패 기록의 공동 주인이 된다.

1889년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 소속의 루이빌 커널스가 기록한 26연패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이다. 그해 루이빌은 27승111패를 마크했다.

화이트삭스는 지금 승률을 유지하면 38승124패를 마크한다. 1900년 이후 한 시즌 최다패 기록인 1962년 뉴욕 메츠의 120패를 넘어설 수 있다. 1899년 NL 소속의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가 20승134패로 역대 최다패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화이트삭스의 AL 최다연패 타이의 역사적인 순간을 본 팬 4971명이었다.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를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클랜드 선발 JP 시어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화이트삭스 타선은 오클랜드 선발 JP 시어스를 비롯한 투수 3명을 상대로 4안타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시어스는 7이닝 3안타 1실점의 호투로 시즌 9승(8패)을 거뒀다. 반면 화이트삭스 선발 카이 부시는 4이닝 2안타 5볼넷 3실점의 부진으로 패전을 안았다. 부시는 이 경기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다.

화이트삭스는 0-1로 뒤진 4회초 앤드류 베닌텐디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이어진 4회말 부시가 1사 만루서 오클랜드 맥스 슈어먼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1실점해 리드를 빼앗겼다.

오클랜드는 6회말 2사후 대타 로렌스 버틀러가 중월 솔로포를 날려 4-1로 점수차를 벌렸고, 8회에는 1사 3루서 슈어먼이 헛스윙 삼진을 물러날 때 낫아웃 상태에서 포수 코리 리가 1루로 던지는 사이 3루주자 잭 겔로프가 홈을 밟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화이트삭스는 올시즌 무득점, 혹은 1득점 경기가 32차례나 된다.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또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경기 후 "우리는 매일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21연패다. 짜증나고 실망스러우며 고통스럽고 아프다"며 "여러분들이 그걸 어떻게 표현하든 우리의 노력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는 아니다. 누구도 경기장에 나와 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좋은 경기로 이 연패를 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오클랜드는 KBO 출신 에릭 페디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했는데, 요즘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매일매일이 지옥이다. 화이트삭스는 7일 오전 10시40분 같은 장소에서 오클랜드와 3연전 2차전을 갖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