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독립국? 10년 전 얘기"…한국시장 접수한 구글제국

변휘 기자 2024. 8. 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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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MAU 1위 앱 '유튜브'…사용시간도 '카카오톡·네이버' 압도
7월 국내 모바일앱 활성 기기 순위/그래픽=김현정

구글이 주요 스마트폰 웹브라우저에 자사 검색엔진을 기본 탑재하도록 한 것은 '독점'이라는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검색엔진 글로벌 최강자인 구글이 모바일 생태계에서도 유효 경쟁을 차단, 검색·광고 시장을 지배했다는 평가다. 한국도 구글의 침공에 속수무책인 건 마찬가지다. 네이버(NAVER)·카카오 등 국내 기업이 버텨왔지만, OS(운영체제)·앱마켓·동영상·음원 등은 이미 구글에 내준지 오래다.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구글이 주요 스마트폰 웹브라우저에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 탑재토록 한 계약은 반독점법(셔먼법 제 2조)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아미트 헤흐트 연방판사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지급한 260억달러는 경쟁업체의 시장 진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며 "이를 통해 구글이 온라인 검색과 스폰서 텍스트 광고 독점권을 불법적으로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그간 구글은 검색엔진 서비스의 우위로 시장을 지배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 및 AT&T 등 통신사와의 배타적 계약이 배경이었다는 판단이다.

구글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강자다. 과거 PC에서 모바일로, 모바일에서 AI(인공지능)로 서비스의 전장이 바뀌면서 그 영향력을 더욱 키워나갔다. 과거에는 한국에선 토종 IT(정보기술) 기업들의 약진에 구글이 부진하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로는 그야말로 '옛이야기'가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MAU(월 활성 이용자) 1위 앱은 유튜브로 4580만명에 달했다. 각각 '국민 메신저, 한국 대표 검색엔진'으로 평가받는 카카오톡 앱의 MAU는 4500만명, 네이버 앱은 4309만명이었지만 유튜브에는 다소 밀렸다. 사용시간 격차는 더 컸다. 유튜브의 7월 총 사용시간은 19억8000만 시간으로, 카카오톡(5억4413만 시간)과 네이버(3억5483만시간)를 압도했다. 유튜브의 1인당 월 사용시간은 2593분이었는데 국민 10명 중 9명이, 매일 1시간26분 가량 유튜브를 시청하는 셈이다.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도 구글은 사실상 네이버를 넘어섰다. 모바일인덱스의 '인터넷·브라우저' 카테고리에서 7월 MAU 1위는 네이버지만 2위는 구글 크롬(3677만명), 3위는 구글(3431만명)이었다.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스마트폰의 기본 탑재라는 강점이 발휘된 결과다. 월 사용시간으로는 네이버(2508만시간)가 크롬(1383만시간)과 구글(945만시간)을 뛰어넘지만, 최근 구글의 약진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선두를 지키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음악' 카테고리에선 최근 토종 서비스가 2위로 내려갔다. 카카오의 멜론은 모바일인덱스가 제공하는 2021년 3월 이후 월간 MAU 순위에서 줄곧 1위를 지키다 작년 12월 처음으로 '유튜브 뮤직'에 밀려 2위가 됐다. 올해 1~2월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3월 이후로는 다시 밀렸다. 7월 기준 유튜브 뮤직의 MAU는 423만명으로, 멜론(412만명)을 근소하게 앞선다.

이와 함께 G메일의 MAU는 1580만명, 구글 지도는 901만명으로 각각 메일과 지도 카테고리에서 이용자 수 1위와 4위를 기록 중이다. 또 얼마나 많은 기기에 앱이 설치됐는지를 알려주는 '활성기기 순위'로는 전체 앱 1~5위가 구글의 서비스(G메일, 크롬, 유튜브, 구글, 구글 지도)였으며 6위가 카카오톡, 7위는 네이버였다. 이는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70%를 넘는 한국 시장에서 기본 탑재 앱의 파괴력이 드러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는 네이버와 다음 등 토종 포털의 영향력이 컸고, 모바일 시대에도 카카오톡 메신저와 네이버가 한국만의 차별화 된 서비스로 버텨 왔지만 이제는 한국도 구글의 세상"이라며 "앱 생태계를 넘어 일상의 전반에 구글이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해지는 만큼, 이제는 국내에서도 독점의 폐해를 경계해야 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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