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꾼에 화살 쏜 페루 ‘문명 미접촉 부족’ 포착…재현된 ‘아마존의 눈물’

윤기은 기자 2024. 8. 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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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원주민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페루 마드레데디오스의 문명 비접촉 부족 ‘마슈코 피로’의 모습. AP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남미 열대우림 아마존의 원주민들이 벌목꾼, 농장주 등 외부인과 다툼을 벌이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원주민 보호 단체는 벌목 지역이 더 넓어지면서 외부인과 원주민 충돌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원주민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벌채 제한 완화와 페루 ‘문명 비접촉 부족’의 위기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페루 아마존의 문명 미접촉 부족 ‘마슈코 피로’가 화살로 벌목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원주민공동체 페나마드도 마슈코 피로가 사는 북동부 마드레데디오스 지역에서 불법 벌목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달 27일 원주민의 공격으로 벌목꾼 한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마슈코 피로는 원주민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이들의 모습을 포착한 영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 6월 찍힌 영상에는 원주민 53명이 마드레데디오스의 라스 피에드라스 강변에서 열대 농작물인 플렌테인과 카사바를 찾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페루 정부는 750명가량의 마슈코 피로 부족민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벌목 회사들이 최근 마슈코 피로의 영역과 가까운 곳에서 벌목권을 갖게 됐다면서 벌목 회사와 원주민의 갈등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레사 마요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연구원은 “비상사태”라며 “지난 한 달 동안 우리는 2주마다 다른 지점에서 마슈코 피로를 목격했고, 그때마다 이들은 벌목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정부가 원주민 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없는 부족민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벌목 회사들이 아마존 깊숙한 곳까지 진출한 배경에는 페루의 벌채 제한 완화 정책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루는 지난 1월부터 아마존 보호구역에서도 농업 활동을 합법화하는 법을 시행했다. 원주민 보호 단체와 환경단체는 원주민과의 상의 없이 의회가 일방적으로 법을 통과시켰다며 반발했다.

고향서 내쫓긴 과라니-카이오와족의 40년 투쟁
지난 3일(현지시간) 브라질 마투그로수두술주 두라디나에서 공격 당한 과라니-카이오와족 부족민이 바닥에 누워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 남부 마투그로수두술주 두라디나에서는 토지 소유권 분쟁을 벌이던 원주민과 농장주 사이에 무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5일 현지에 상황을 수습할 병력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 원주민부는 지난 3일 농장주 측에서 과라니 카이오와족을 공격해 부족민 최소 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튿날 또 이들 간에 충돌이 벌어졌으며, 화재가 발생하고 네 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소유권 갈등은 1980년대 농장주들이 부패 정권과 연합해 과라니 카이오와족을 폭력적으로 몰아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과라니 카이오와족은 40여 년간 고향 땅을 되찾기 위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원주민 소유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지만, 이후 의회는 1988년 브라질 헌법이 만들어진 이후의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며 농장 소유주들에게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원주민들은 지난달 14일부터 고향 땅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시위를 벌였다. 토지 소유주들은 한밤중 농성장에 트럭을 끌고 와 원주민들에게 불빛을 비추는 등의 방식으로 맞대응을 했다.

땅의 정령을 중시하는 토속신앙을 믿는 과라니 카이오와족은 외부인의 침입에 대해 “모욕적”이라고 호소해왔다. 브라질에 3만 명 이상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원주민들은 현재 좁은 보호구역으로 내몰려 한정된 땅에서 낚시, 사냥, 농사 등 활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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