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누님” 한국인 비하·막말 방문진 새 이사…언론계 “부적절”

지난달 임명 당일 ‘2인 체제’ 회의에서
‘방문진 6명·KBS 7명’ 이사 임명·추천
“정당성 훼손된 이사 선임은 원천 무효”

전국언론노동조합이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공영언론, 공공기관 부적격 이사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채연 기자

언론계가 KBS와 EBS, 방송문화진흥회를 비롯해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뉴스통신진흥회 등 공영방송 및 공공기관 이사진으로 선임됐거나, 거론되는 인물들이 부적절하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6일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식적, 절차적 완결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심사 과정도 문제이지만 그런 심사를 통해 KBS와 방문진에 꽂힌 이사들은 문제적 인물들로 가득하다”고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임명 당일 ‘2인 체제’로 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6명, KBS 이사 7명만을 임명·추천했다.

방문진 이사로 임명된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과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특별위원은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MBC에서 요직을 맡았다.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는 공안 검사 출신이다. 허 변호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특검을 맡았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임 변호사의 경우 이 위원장을 ‘우리 누님’이라고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한국인, 여성 등 여러 비하 발언을 했다”며 “임 변호사는 이 위원장의 법률대리인 역할도 했는데 이는 이해충돌”이라고 했다. 임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체 장애인을 “박경석 스타일” “인어공주” 등으로 표현했다.

방통위가 KBS 이사로 추천한 인물엔 박민 현 KBS사장 임명 제청에 큰 역할을 한 서기석 현 이사장과 권순범 현 이사가 포함됐다. 황성욱 전 방심위원,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이인철 변호사와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이건 여성신문 부사장도 다음 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허 부위원장은 동아일보 재직 당시 칼럼을 통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좌편향된 문화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고, 이 변호사의 경우 과거 자유한국당이 결성한 ‘KBS의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분리징수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수신료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보인 바 있다”고 했다.

방통위는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전인 지난 1일 코바코 사장에 민영삼 전 국민의힘 특별보좌관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 최철호 전 선거방송심의위원을 임명했다. 연합뉴스를 경영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뉴스통신진흥회의 이사진으론 김승동 전 연합뉴스TV 사외이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국민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 중인 EBS 이사진에도 KBS 이사 재직 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있었던 강규형 교수, 방문진 이사 재직 당시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이 있었던 박천일 교수 등이 포함됐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인물들의 공통점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국정원 문건을 포함해 언론 장악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윤석열 정부와 함께 극우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절차적, 내용적 정당성이 훼손된 이사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했다.

---

☞ PD수첩 무력화, ‘문재인 공산주의자’···이진숙이 뽑은 공영방송 이사진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408011642001

---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