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팁스 글로벌 포럼] 미국 바이오 의료 시장 진출에 있어 주의할 점
한국 바이오텍과 디지털 헬스 제품을 포함한 의료기기 회사의 미국 진출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복잡한 요리의 레시피처럼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 글에서는 그 여러 요건 중에, 기술적 완성도에 못지 않게 중요시해야 할 두 가지를 짚어본다.
첫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는 제약과 의료기기에 관한 규정과 정책 가운데 가장 최근의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 진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식약처법(The 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이 제정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세부 규정이나 FDA의 정책은 계속해서 상당한 변화와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FDA는 FDA의 규제가 새로운 의약품 제조 기술의 발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책 논의서(Discussion Paper - Distributed Manufacturing and Point-of-Care Manufacturing of Drugs)를 2022년 10월에 발표했다. DM(Distributed Manufacturing)과 Point PoCM(Point-of-Care Manufacturing) 등 새로운 기술에는 FDA의 시설 등록, 제품 리스팅, 실사,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에 관한 현재 규정들이 적용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PoCM 기기들이 설치된 모든 지점을 FDA에 등록해야 하는지, 기기를 옮길 때마다 생물학적 동등성을 증명해야 하는지와 같은 점은 앞으로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FDA는 이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요청했다.
2023년에는 인공지능(AI)과 기계 학습을 활용한 제약 개발에 대한 정책 논의서(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 Machine Learning in the Development of Drug & Biological Products)를 발표했다. 이 정책 논의서에서는 책임성(Accountability), 투명성(Transparency), 인간 주도의 거버넌스(Human-led governance) 등에 대한 필요를 제시했다. 또 AI를 학습시키는 데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편향성이나 데이터 드리프트(Data Drift)가 끼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이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요청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5월, FDA는 올해 실험실 자체개발 검사(LDT:Laboratory-Developed Test)를 의료기기로서 규제하는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 시행령은 기존에 FDA 허가 없이 판매되고 있던 많은 체외 진단 기기들을(In Vitro Diagnostics) 가까운 미래에 그러한 기기들에 대한 FDA 허가 없이 판매할 수 없게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임상실험협회(The American Clinical Laboratory Association)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결과를 잘 지켜봐야 한다. 또 FDA가 이 시행령 자체를 세부적으로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도 주시해야 한다.
둘째, FDA의 규제 방법이 명확하지 않거나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제품을 개발할 때에는 제품의 개발을 진행하거나 완료하기 전에 FDA가 실무적으로 어떻게 판단할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디지털 헬스 제품의 경우 기존 FDA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FDA가 어떤 클래스로(클래스 1, 2, 3) 제품을 분류할지, 그리고 어떤 정보를 요구할지를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제품 개발이 완료된 후 FDA의 허가 절차에 나서면, FDA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한 경우 완성된 제품의 용도(Indication)나 성능 자체를 바꿔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지면의 제약으로 인해 이 글에서 모든 논의를 할 수는 없지만, 이 외에도 임상시험 계약서(Clinical Trial Agreement) 작성과 임상시험 관련 규정 준수(부작용 관련 정보 제출, 정보 제공 동의서, 연구자가 준수해야 하는 FDA 법 요건), 수입 관련 기준 준수, 시험 데이터 발표 시 유의점 등이 미국 바이오 의료 시장 진출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포인트들이다.
박성원 리드스미스 변호사·스케일업팁스협회 글로벌 자문위원 Spark@ReedSmi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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