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 추론 절반 처리 목표”… 엔비디아에 도전장 낸 유니콘 ‘그로크’에 삼성도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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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대항마'를 자처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가 삼성전자 사내 벤처캐피털 삼성카탈리스트펀드, 블랙록 등으로부터 6억4000만달러(약 8800억원)를 투자받았다.
기업가치가 3년 만에 2배 넘게 뛴 그로크는 '추론 전용 칩'으로 내년 전 세계 AI 추론의 절반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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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추론 시장 도전... 얀 르쿤 메타 AI 과학자 영입
“내년 언어처리장치 칩 10만8000개 내놓을 것”
‘엔비디아 대항마’를 자처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가 삼성전자 사내 벤처캐피털 삼성카탈리스트펀드, 블랙록 등으로부터 6억4000만달러(약 8800억원)를 투자받았다. 기업가치가 3년 만에 2배 넘게 뛴 그로크는 ‘추론 전용 칩’으로 내년 전 세계 AI 추론의 절반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그로크는 5일(현지시각)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28억달러(약 3조8500억원)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또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을 기술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2016년 미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그로크는 AI 추론에 특화된 LPU(언어처리장치) 칩을 개발하는 업체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를 실행하려면 고성능 칩이 필요해 주목을 받는 곳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대부분의 최첨단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쓰이고 있다.
AI 챗봇의 ‘초고속 답변’을 추구하는 그로크 칩은 엔비디아 칩과는 차별점이 분명하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H100은 대규모 AI 모델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 모두 사용될 수 있지만, 그로크의 AI 추론 칩은 사전 훈련된 모델의 응답 속도를 높이고 명령을 실행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로크는 자체 개발한 LPU의 속도가 엔비디아 GPU보다 4배 빠르면서도 5분의 1 가격이며, 전력 효율은 3배 더 높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를 비롯해 여러 스타트업들이 엔비디아 칩 대안으로 자체 AI 가속기 칩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그로크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놨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 조나단 로스 그로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3월 말까지 LPU 10만8000개 이상을 시장에 내놓고, 그로크의 LUP 칩이 내년 말까지 추론 시장의 절반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로크에 새로 합류한 르쿤 고문은 “그로크 칩은 엄청난 핵심을 겨냥한 칩”이라고 평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지난달 말, 메타의 새 모델 라마 3.1에 그로크가 추론 칩을 제공하는 회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며 그로크를 “혁신가”라고 칭했다.
다만 그로크는 이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수개월간 투자자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주도한 블랙록을 포함해 삼성 등의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그로크가 아직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 칩과 비교하면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갈 길이 먼 상황”이라며 “AI 칩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사실상 그로크의 기술에 베팅한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로크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로크의 공식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포브스에 따르면 작년 그로크의 매출은 340만달러(약 46억원), 순손실 8830만달러(약 1200억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올해 그로크의 매출이 1억달러(약 13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업계는 추론 칩 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로크는 2년 전 처음 칩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올 3월에는 개발자가 칩을 직접 사지 않고도 칩에 대한 접근권을 얻을 수 있는 ‘그로크클라우드’를 출시했다. 현재 이용자는 35만명으로, 지난 6월 말부터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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