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8.7% 폭락했던 코스피, 하루 만에 3%대 급등…경기 침체 우려 과했나

배동주 기자 2024. 8. 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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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전거래일 대비 3.3% 급등
“너무 내렸다” 반발 매수세 유입
미국 PMI 지수는 예상치 웃돌아
코스닥지수는 6% 넘게 상승 마감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가 6일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1.59p(6.02%) 오른 732.87로 마감했다.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6일 국내 증시가 급반등했다. 전날 ‘검은 월요일’을 맞아 8.7%나 급락했지만, 하루 만에 하락분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이다. 미국 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주가지수의 8% 하락으로 이어진 건 지나쳤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이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선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2522.15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3.3%(80.60포인트) 급등했다. 전날 8.77%(234.64포인트) 폭락하며 2441.55선으로 주저앉았던 것과 대조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0월 24일(10.57% 하락)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2500선을 회복했다. 이후 오전 10시쯤 전날 대비 5.62%까지 오르며 2578.77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던 작년 11월 6일(5.66% 상승)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날 지수 최저치(2386.96)와 이날 최고치 간 격차는 무려 191.81포인트에 달한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52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날은 개장과 동시에 1128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반등을 이끌었다. 장 후반 외국인은 순매도(2048억원)로 돌아섰지만, 개인이 45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장의 배턴을 이어 받았다. 국내 기관은 322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 심리가 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는 7월 실업률이 4.3%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 실업률인 4.1%보다 높은 수치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하나로 번진 침체 공포와 그에 따른 지수 폭락은 굉장히 이례적 사례라, 오늘은 증시가 반등할 수밖에 없었다”며 “게다가 간밤 발표된 미국의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PMI 수치가 50 밑이면 경기 위축,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국면을 의미한다. 이날 CNBC 방송에 따르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고용지표가 기대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 상황 같지는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지수는 9% 가까이 폭락하면서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9배까지 떨어졌고, 덕분에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낙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면서 “장중 외국인 현선물이 대규모 순매수 전환하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가 급반등하며 한국거래소는 오전 중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중단하는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시세 급등락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장치다. 같은 시각 코스닥시장에서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전날에는 반대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모두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양 시장에서 모두 매수 사이드카 발동한 것은 2020년 6월 16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매도와 매수 사이드카가 하루 차이로 번갈아 발동한 건 2020년 3월 19일∼20일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957개 종목 중 54개 종목을 제외한 903개 종목(94%)의 주가가 올랐다. ‘검은 월요일’이었던 전날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1%(12개 종목)만이 상승하고 99%(945개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전날 10% 이상 떨어지며 ‘6만전자’ 목전까지 갔지만, 이날 1.54% 반등했다. 장 초반 5% 가까이 오르기도 했으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 오른 7만25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4.87% 오른 16만3700원으로 마감했다.

그 외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기아, KB금융, POSCO홀딩스 등 대형주 주가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중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셀트리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 등 3곳에 그쳤다. 업종 가운데서는 통신업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2%(41.59포인트) 오른 732.87에 마감했다. 지수는 2.57% 상승한 709.04에 개장해 상승 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3547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도 125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491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주는 각각 9.76%, 12.82% 상승 마감했다. 이외에 알테오젠, HLB, 삼천당제약 주가도 모두 올랐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넥슨케임즈, CJ ENM 2개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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