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 이응노의 '군상'으로 만든 올림픽 크리스털 6종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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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고암(顧菴) 이응노(1904∼1989)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시기별 대표작을 소개한 1부 전시에 이어 진행 중인 2부 전시에서는 이응노의 대표작인 '군상'을 중심으로 1960년대∼1980년대 집중적으로 나타난 '인간' 시리즈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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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고암(顧菴) 이응노(1904∼1989)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시기별 대표작을 소개한 1부 전시에 이어 진행 중인 2부 전시에서는 이응노의 대표작인 '군상'을 중심으로 1960년대∼1980년대 집중적으로 나타난 '인간' 시리즈를 살핀다.
인간 형상은 이응노 작품에서 꾸준히 나타나는 소재였지만 1960년대 초부터 이응노는 인간을 서로 손을 잡고 있거나 어깨동무를 한 듯한 모습의 군중 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전시에서는 회화 외에 여러 형태의 인간 시리즈를 볼 수 있다.
일명 '밥풀조각'은 '군상' 연작의 시원(始原) 격인 작품이다. '68(년) 시월(十月) 대전(大田)에서 이응노 창작(創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이 부조 형태의 조각은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대전교도소 수감 시절 같은 방 수인들이 남긴 밥풀을 신문지 등과 섞어 만든 것으로, 인간이나 동물들을 본뜬 것 같은 기호들이 뒤섞인 형태다.
1986년 프랑스의 크리스털 제조사인 바카라와 협업해 만든 '올림픽 크리스털'도 눈에 띈다. 바카라측의 제안으로 '군상'의 도상을 활용해 만든 장식용 크리스털로, 올림픽 종목 중 마라톤, 수영, 승마, 축구, 유도, 장대높이뛰기를 표현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올림픽 크리스털 6종 모두가 한자리에서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나아트측은 "이응노의 전체 작업 세계를 봤을 때 운동 경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소재"라면서 "올림픽은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 주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이응로는 바카라와의 협업이 '군상'의 메시지를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1988년 이응노가 도예가인 조카 이강세의 도자기에 군상을 그린 10점도 나왔다. 한국에서 초벌구이해서 프랑스 파리로 보내면 이응노가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2차로 굽고 다시 한국으로 보내 3차로 소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자기에 그려진 이 그림들은 이응노의 생전 마지막 그림 작업이기도 하다.
전시는 9월8일까지. 유료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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