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같아요”…전국서 계절노동자 기숙사 설치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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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낙 날이 덥고 땀이 많이 나 힘겹지만 숙소에 돌아오면 시원해서 좋아요. 작년 민박에서 지낼 때도 나쁘진 않았지만 지금 기숙사는 깨끗해서 호텔 같아요."
김동우 농식품부 농업경영정책과 사무관은 "계절노동자가 급증하는 만큼 숙식 공간도 필요해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노동자의 인권 보호와 적정 근로조건 준수 등을 위해 기숙사 등 숙소·비용 기준을 정해 운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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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낙 날이 덥고 땀이 많이 나 힘겹지만 숙소에 돌아오면 시원해서 좋아요. 작년 민박에서 지낼 때도 나쁘진 않았지만 지금 기숙사는 깨끗해서 호텔 같아요.”
경남 함양군에서 일하는 베트남 공공형 계절노동자
(계절근로자) 탐피푼피(34)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3~4월 입국한 베트남 동료 35명과 낮에 농가에서 일한 뒤, 저녁 무렵 귀가해 계절노동자 전용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지난 4월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계절노동자 기숙사는 모텔로 쓰이던 3층 건물을 새로 단장했다. 1층에 식당·세탁실·지원센터 등을 들이고, 2~3층에 숙소 19실(2인실 17, 4인실 2)을 조성했다. 방마다 침대·에어컨·냉장고 등이 갖춰져 있다. 한 달 이용료는 20만원이다.
베트남에서 온 7년 차 이주여성으로 이들의 생활을 돕는 지현(34)씨는 “이들 노동자는 기숙사 옆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거나 마트·인터넷 등에서 재료를 구매해 식사를 해결하는 등 여느 한국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한다. 안정적인 생활은 노동자 이탈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법무부가 분석한 계절노동자 이탈률을 보면, 2022년 9.6%(1151명), 지난해 11월까지 1.6%(494명)였다.
지난 5월 문을 연 전북 고창 계절노동자 기숙사에선 캄보디아 노동자 40명이 생활한다. 고창군은 25억원을 들여 옛 모텔 건물을 새단장했다. 2인용 숙소 24실, 공동 취사장·샤워장·장화·작업복 세척 공간 등이 있다.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농협 마트엔 전용 식자재 판매대도 있다. 최형윤 고창군 인력관리팀 주무관은 “최신 시설인데다 주변에 약국 등 편의시설도 있어 계절노동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는 내년 6월까지 49억원을 들여 제천시 천남동 1224㎡에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계절노동자 기숙사를 짓는다. 박요한 제천시 농업정책과 주무관은 “고령화된 농촌 사회에 계절노동자가 필수지만 대부분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농장만 혜택을 누린다”며 “중소 규모 농가도 계절노동자를 수시로 쓸 수 있게 기숙사를 설치·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계절노동자가 늘면서 전용 기숙사 설치도 잇따른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6216명이던 계절노동자는 지난해 3만5604명에 이어 올핸 4만5631명으로 늘었다. 3년 사이 계절노동자가 634%나 늘면서 농가 등에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식 공간이 필수적이다.
농식품부도 계절노동자 기숙사 건립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전남 해남·담양·영암, 경남 거창, 충남 부여 등 10곳에 170억원을 지원한다. 또 2026년까지 기숙사를 설치할 경북 봉화·김천·문경, 경남 밀양·산청, 전북 완주 등 10곳에도 170억원을 지원한다. 내년에도 후보지를 뽑아 2027년까지 240억~250억원을 추가 지원할 참이다.
농식품부 등은 계절노동자 기숙사 설치 기준도 마련했다. 냉·난방, 온수 샤워, 화재 감지 등이 필수이며, 비닐하우스·컨테이너·창고 등을 개조한 숙소는 부적합하다. 비용 상한액도 제시했는데, 숙식은 월 임금의 20%, 숙소만 제공하면 월 임금의 15%를 넘으면 안 된다.
김동우 농식품부 농업경영정책과 사무관은 “계절노동자가 급증하는 만큼 숙식 공간도 필요해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노동자의 인권 보호와 적정 근로조건 준수 등을 위해 기숙사 등 숙소·비용 기준을 정해 운용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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