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기업 10곳 중 3곳 중국 저가공세로 매출·수주 ‘타격’

가장 필요한 지원정책은 국내 산업 보호장치 강구, R&D 지원 확대

대구 동구 대구상공회의소 전경.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대구=박천학 기자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구지역 기업 34%가 직접적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역 제조업체 160개를 대상으로 ‘중국산 저가공세에 따른 지역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들은 의류·화장품 등 소비재뿐만 아니라 전자제품, 신재생에너지 등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심각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기업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저가상품 수출확대가 기업의 실적 및 경영에 미친 영향’을 묻는 설문에 ‘현재 영향은 없으나 향후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46.3%, ‘당장 매출·수주 등 실적에 영향 있다’는 기업은 34.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향이 있거나 향후 피해가 예상된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어떤 피해를 겪고 있거나 예상하는지’ 설문에서 ‘내수시장 거래감소’(48.8%), ‘판매단가 하락 압박’(39.5%)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과거 ‘싼 맛’에 구매하던 중국산 제품이 ‘가심비’를 충족하는 제품으로 탈바꿈하면서 지역산업 전반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한편 ‘지난 5년간 기술력 및 품질경쟁력이 중국 경쟁사와 비교할 때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묻는 설문에 ‘우위에 있으나 기술격차 축소’를 답한 기업이 48.1%로 가장 많았고 ‘비슷한 수준까지 추격당함’ 26.9%, 이미 중국보다 ‘열위에 있다’는 기업도 8.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정책’으로는 ‘국내산업 보호 장치 강구’(35.6%),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25.7%, ‘신규시장 개척 지원’ (19.4%) 순으로 많았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중국의 의도된 초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 우리도 정부와 관계기관의 전략적인 국내산업 보호 장치 마련과 적극적인 R&D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