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서실장' 박지원도, 'DJ키즈' 김민석도 "사저 매각 국민께 송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옛 사저가 매각된 것과 관련해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국민께 송구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사저 재매입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6일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동교동 사저 문제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사후약방문격이었지만 지난주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및 민주당 관계자들이 회동을 갖고 수습책을 강구한 바 있다"며 "국민·민주당에 손을 벌리기보다 (사저) 매입자에게 다시 매각하도록 설득하고 가족·측근과 민주당이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김대중재단에서 추진 중이다. 심려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며 맺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해 '김대중 키즈'라 불렸던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날 본인의 SNS에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썼다.
김 의원은 "사저 매각이 알려진 다음 날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 박지원 의원, 정동영 의원, 추미애 의원 등과 긴급 모임을 가졌다"며 "사저를 인수해 기념관으로 보존할 준비를 하고 있던 재단 측의 설명을 듣고 논의를 나눴다. (고) 이희호 여사의 '사저 보존' 유언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용도로 매각된 것이 너무 당황스럽고 안타깝지만 사저가 개인의 가정사를 넘은 역사적 유적이므로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 과정에서 박지원 의원께서 감사하게도 자신의 전 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다는 충심 어린 결단을 내렸다"며 "제가 이 문제를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께 보고드리자 이 (전) 대표는 매각 연유가 어찌 됐든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야 할 주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풀어나갈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것은 정치적으로 접근해선 안 될 문제다. 고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책임론도 자제하길 바란다"며 "민주당 전당대회(전국당원대회)인 8월 18일은 김대중 대통령의 15주기며 올해는 고인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며 국민과 당원의 이해를 부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입문을 권유받고 기자 생활을 정리한 뒤 2000년 16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던 이낙연 전 새로운미래 대표도 SNS를 통해 "동교동은 사적인 장소가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박정희 정권의 암살 위협·시도, 전두환 정권의 가택연금·사형선고를 견디며 끝내 이긴 역사의 현장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걸고 저항했던 위대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꿈을 꾸며 한 시대를 함께 했던 모든 사람에게도 삶의 일부였다. 저에게도 신문기자로서 30대의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며 "동교동은 우리 민주주의가 어떤 고난과 희생, 인내와 저항 위에서 싹텄는지를 알리는 장소로 영구히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저 매각 결정을 되돌리기를 바란다. 하루속히 현명한 대안을 찾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 기거했던 동교동 사저는 지난달 2일 매각됐다. 사저 소유주였던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문자메시지 대화를 통해 "과거에 밝힌 것과 같이 사저 매각은 세무서 독촉으로 지난해 결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사저는 박모씨(20%)·정모씨(20%)와 또 다른 정모씨(60%) 3명이 공동으로 매입했다. 박모씨는 커피업체를 운영 중이며 두 명의 정모씨는 바리스타학원 공동대표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카페와 바리스타학원 등을 운영 중이다. 새 소유주 3인은 법적 주소지가 동일해 가족으로 추정된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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