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이코노미, 임원은 비즈니스” “부정 선발”… 배드민턴 협회 재조명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우승 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불만을 터뜨리면서, 과거 협회를 둘러싼 잡음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2-0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우승 여운이 가시기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부상이 심각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한 협회에 실망했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며 “선수에게 ‘이번이 기회다’라고 말할 것만이 아니라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관리해줘야 한다”고 했다. 또 “프랑스오픈과 덴마크오픈을 못 나간 적 있었는데 제 의지와는 상관없었고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며 협회가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런 발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협회가 임원진 대표팀 선발에 개입한 사건과 선수단에 열악한 지원을 한 정황 등이 담긴 기사가 갈무리돼 공유되고 있다.
선수 선발 개입 사건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불거졌다. 당시 협회는 성적 부진으로 강경진 당시 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바 있다. 이후 강 감독이 “협회 수뇌부가 세대 교체를 이유로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 개입해놓고 그 책임을 감독과 코치진에 전가한다”는 취지로 폭로하며 논란이 일었다.
선수단에 대한 열악한 지원도 도마에 올랐다. 2018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참가를 위해 선수 6명에 8명의 임원이 동행했는데, 감독과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에 탑승했고 후원사를 포함한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2017년 5월 호주 대회 때는 협회 임원 5명이 16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해 비즈니스석을 타고 출국했지만 ‘전력상 우승은 어렵다’며 8강전 이후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선수가 협회를 향해 불만을 터뜨린 건 이번만이 아니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 정경은은 2021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부정 의혹이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진상 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정경은은 이 청원에서 ‘절반의 배점을 차지하는 심사위원 평가점수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자신은 선발전에서 9승4패를 기록하고도 떨어졌는데, 7승7패를 거둔 선수 한 명이 대표팀에 최종 선발됐다는 것이다.
정경은은 “당시 국가대표선발 심사기준은 승률 50%, 평가점수 50%였다”며 “평가점수(50%)에 대한 기준과 세부적인 항목은 알지 못해 승률이 좋다고 하더라도 심사위에서 평가점수만으로도 얼마든지 부정과 조작이 가능한 선발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선수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도록 재발 방지 및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6일 안세영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현재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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