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금투세 폐지' 본격 드라이브..."퍼펙트스톰으로 들어가는 것"

안재용 기자, 정경훈 기자, 박상곤 기자 2024. 8. 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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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왼쪽)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8.06.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대해 초당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지난 5일 급락한 것을 계기로 금투세 폐지에 유보적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당정협의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여기(금투세)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 상황이 바뀐 점을 감안해 우리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전향적이고 초당적인 논의를 하자고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전거래일보다 8.77%(234.64) 폭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장 중 2386.96까지 떨어졌으나 장 마감 직전 24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11.3%(88.05) 폭락한 691.28을 기록하며 700선이 깨졌다.

한 대표는 "위메프·티몬 사태를 다루는 당정협의회지만 현재 국내 증시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며 "증시는 심리적 요인이 많이 반영되는데 금투세 폐지 같은 이벤트는 대개 6개월 전부터 반영된다고 한다. 이런 폭락 때문이라도 금투세 폐지에 대한 초당적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세계 증시가 불안한 상황으로 가는데 대한민국만 이렇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금투세를 유지한다면 '퍼펙트스톰'이 만들어지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퍼펙트스톰은 복수의 폭풍 등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또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민주당이 내일(7일)로 예정됐던 금투세 토론회를 연기했다고 한다. 단 하루의 해외발 주가하락에 놀라서 토론회조차 못 열 정도라면 금투세 강행 그만둬야 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 정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 국민이 처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고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금투세는 그냥 두면 5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금투세 폐지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5만명이 동의했다"며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를 더 지체할 수 없다. 여야가 지금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어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 8월 임시국회에서는 정쟁법안 상정 말고 민생 법안부터 여야 합의로 우선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며 "여야 간 이견이 없거나 크지 않은 법안은 신속 논의해 8월말까지 처리하고 이견 크지만 민생 안정을 위해 시급한 현안은 하루 빨리 여야정 협의를 시작해 대안 마련에 착수하자는 뜻이었다"고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단 전망,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저하되는 부분, 일본 금리 인상으로 미국 시장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부분이 예정돼서 국내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로 본다"며 "우리한테는 금투세 폐지가 당면과제 아니겠냐는 정부 측의 입장이 있었고, 주식 시장의 수요 기반이 강화되도록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금투세 폐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나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이달 18일까지는 여야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가 금투세 유예·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 이에 대한 민주당 내 반대 의견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금투세나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당내 다양한 스펙트럼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8월18일 전국당원대회가 끝난 뒤에 이것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지난달 25일 입장문을 내고 금투세 폐지에 대해 "당초 정부안이었고 여야 합의로 입법화됐으며 충실한 준비를 위해 유예돼왔던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활동하는 의원모임 '더좋은미래' 역시 금투세 유예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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