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교수들 “간토 조선인 학살은 역사적 사실···도쿄지사 인정하고 추도문 보내라”

선명수 기자 2024. 8. 6. 15: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일 무용가인 김순자 한국전통예술연구원 대표가 2018년 9월1일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무를 추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일본 도쿄대학교 교수와 직원들이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관련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낼 것을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게 요청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대 교직원들은 전날 고이케 지사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보냈다. 요청서에는 조선인 학살 문제를 연구하는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도노무라 마사루 교수와 이치노카와 야스타카 교수 등 83명이 연명했다.

도쿄대 교직원들은 요청서에서 고이케 지사가 “(조선인 ) 학살 사실이 있었는지 인식을 드러내지 않는 애매한 답변 밖에 언급하지 않으며 평가가 확정된 학설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별이나 편견을 배경으로 한 학살의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조선인학살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치노카와 교수는 전날 도쿄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학살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 도쿄대의 공식 견해”라면서 “행정은 실제로 일어난 일에 근거해 행해지는 것이 당연하며, 확정된 역사적 사실과 학설을 부정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은 내달 1일 도쿄도 스미다구에서 열린다. 추도식을 주최하는 실행위원회도 최근 고이케 지사에게 추도문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서류를 도쿄도에 제출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7일 치러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해 3선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첫 임기 첫 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전달했으나, 2017년부터 7년간 보내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월 선거를 앞두고 개최된 후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추모식에 참석하거나 추도문을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방화한다’ 등 헛소문이 퍼지면서 일본인 자경단이 조선인을 무차별 살해해 6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학살됐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