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쌓인 눈 높이로 한국 폭염 예측하는 AI

이채린 기자 2024. 8. 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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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사막과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깊이를 이용해 한국 폭염일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몽골 사막과 중국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가 한국의 폭염일수 예측에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전 지구 지면 및 해수면 변동성 중 한국 폭염일수 예측에 유의미한 지역들을 선별해 제공하고 그중 몽골 사막과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와 한국 폭염 사이의 연결 고리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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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지난 7월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 위로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35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제공

몽골 사막과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깊이를 이용해 한국 폭염일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톈산산맥은 중국의 신장웨이우얼자치구와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4개국에 걸쳐 있는 산맥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임정호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팀이 해수면 온도, 토양 수분, 적설 깊이, 해빙 농도 등 전 세계 기후 요소들을 분석해 한국의 폭염일수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몽골 사막과 중국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가 한국의 폭염일수 예측에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지면과 해수면의 변동성이 대기와 상호작용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상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원격상관(Teleconnection)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폭염에 영향을 주는 특정 지역을 찾아내 예측 모델에 적용했다. 원격상관은 장기 기후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먼저 해수면 온도, 해빙 농도, 토양 수분, 적설 깊이 등 전 지구 지면 및 해수면 요소들을 고려해 한국 폭염일수와 상관성이 높은 지역 내 겨울철과 봄철 변동성을 확인했다. 이를 기계학습 모델의 입력변수로 사용해 한국 폭염일수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때 밀도 기반 클러스터링(DBSCAN) 기법을 이용해 상관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했다. DBSCAN 기법을 활용하면 상관성이 높은 픽셀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자동으로 클러스터화해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사한 상관성을 갖는 지역을 선별할 수 있다. 

또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법을 사용해 개발된 기계학습 모델 내에서 각 입력자료가 예측값 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XAI는 사람이 이해하는 형태로 작동방식을 설명하고 제시할 수 있는 AI 기술이다. 이 기술로 양의 값을 가지면 입력변수가 예측 결과를 증가시키고 음의 값을 가지면 예측 결과를 감소시키는 패턴을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겨울철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 증가와 봄철 몽골과 중국에 걸쳐 있는 고비사막의 적설 깊이의 감소가 한국의 여름철 폭염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몽골 사막과 톈산산맥 적설 깊이 변동성이 클 때 한국의 여름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몽골 사막에서 적설의 깊이가 낮고, 톈산산맥에서 적설의 깊이가 높을 때 한국에서 높은 기온과 고기압이 형성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전 지구 지면 및 해수면 변동성 중 한국 폭염일수 예측에 유의미한 지역들을 선별해 제공하고 그중 몽골 사막과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와 한국 폭염 사이의 연결 고리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모델을 AI의 산불 모니터링에 적용하고 폭염 예측의 정확성을 향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23년 한국의 폭염을 예측하는 데 톈산산맥 적설 깊이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2024년에는 토양 수분과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기후 요소의 영향력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기존 기상 예보 모델에서 반영하지 못한 원격상관 인자들과 폭염 사이의 관계를 모니터링해 예측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가 한국의 폭염 이해와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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