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중국’의 대학에 ‘결혼학과’ 신설···왜?
누리꾼들 “졸업하면 바로 실업” 회의적 반응
중국 대학에 처음으로 결혼 학과가 개설돼 오는 9월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6일 중국 중앙TV(CCTV)와 베이징청년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민정직업대학(CCAU)은 ‘결혼 서비스 및 관리 학과’를 신설해 신입생 70명을 모집한다. 이는 중국 최초의 결혼 관련 학부라고 CCTV는 설명했다. 학생들은 결혼 가족 문화, 가족 윤리학, 결혼 산업 경제 및 관리, 결혼 서비스 및 뉴미디어 등 결혼 관련 산업 전반에 관해 공부하게 된다.
학교 측은 학과 개설은 ‘중국의 결혼 및 가족 문화 발전 촉진과 혼인 관습 개혁 추진’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자오훙강 부총장은 “결혼 관련 산업 전반에 필요한 고급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면서 “졸업 후 결혼 정보 회사나 결혼 및 가족 상담 기관 등에 취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캠퍼스 내에 모의 예식장과 혼인 신고 실습장 등이 설치된다. 예식장에서는 전통 혼례 등 다양한 형식의 결혼식을 실습한다. 또 실습장에서 학생들이 혼인 신고 접수자, 혼인 신고 담당자 역할을 번갈아 수행하면서 관련 절차와 규정을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많은 누리꾼이 학과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웨이보에는 “결혼율이 낮은데 결혼학과라니 그야말로 졸업하면 바로 실업 아니냐” “중국 인구 구성 추이를 고려할 때 결혼학과가 아니라 장례지도과를 개설해야 한다” “결혼 산업은 단순한 내림세가 아니라 바닥을 쳤다” 등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국의 혼인 신고 수는 10년 새 반 토막이 났다.
중국 민정부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는 343만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92만8000건)에 비해 49만8000건(12.7%) 감소했다. 2013년 이후 최소치다. 2014년 상반기(694만건)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로 볼 때 올해 연간 혼인신고 건수가 1980년 이래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에 결혼하는 커플이 많아 통상 상반기 혼인 등록 건수가 하반기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혼인신고는 총 660만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이 줄어드는 것은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 성비 불균형, 높은 혼인 비용과 취업·경제난으로 인한 결혼 포기 등 원인으로 꼽힌다.
매일재경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1980년대생은 2억1500만명, 1990년대생은 1억7800만명, 2000년대생은 1억5500만명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결혼 가능 나이로 꼽히는 20~40대 여성은 같은 나이대 남성보다 1752만명이 많다. 초혼 나이도 계속 늘어나 2010년 중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25.75세, 여성이 24세였으나 2020년에는 남성은 29.38세, 여성은 27.95세로 집계됐다. 경제 침체와 취업난으로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것도 결혼 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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