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파리, 1988 서울 이후 역대 최다 메달까지 노린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배드민턴 안세영, 펜싱 오상욱, 사격 반효진, 양궁 김우진(왼쪽부터). 연합뉴스

금메달 5개도 장담하기 어렵다던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극적인 반전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1948년 런던 대회 첫 참가 이후 76년 만에 역대 하계 올림픽 최고 성적까지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국은 지난 5일 안세영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 조영재가 사격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6일 현재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총 26개의 메달을 거둬들였다.

이번 대회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50명 파견) 이후 48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인 선수단 144명을 파견했다. 저출생 시대에 접어들며 엘리트 체육 인구가 줄었고, 오랜 강세 종목이던 투기 종목 부진이 이어졌던 터라 메달 전망 또한 비관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정반대 양상이다. 2016 리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금 5·은 1·동1)에 사격(금 3·은 3), 펜싱(금 2·은 1)까지 ‘총·칼·활’ 종목에서 메달을 쓸어 담았고, 배드민턴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1개씩 차지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유도에서도 ‘한 끗’ 차이로 금메달에 미치지 못했을 뿐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연이어 낭보를 알렸다.

여자 양궁 선수들이 지난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우승으로 이 종목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도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4일 프랑스 파리 상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이제 36년 만의 최다 메달, 12년 만의 최다 금메달을 노린다.

메달 전체 기준으로 역대 하계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88 서울 대회다.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모두 33개의 메달을 쓸어 담았다. 서울 대회 다음으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32개 메달이 최다 기록이다.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를 차지했다.

금메달 기준 최고 성적은 2012 런던과 2008 베이징이다. 두 대회 모두 금메달 13개씩을 따냈다.

파리에서 한국이 메달 8개를 추가하면 전체 메달 기준 1988 서울 대회 성적을 뛰어넘는다. 금메달은 3개를 더 따내면 런던과 베이징 때 성적을 넘어선다.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이미 획득했고, 역시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의 총 메달 30개 기록에도 이제 메달 4개만 남았다.

역대 하계 올림픽 한국 대표팀 성적

대회 폐막(12일)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메달 유망 종목이 아직 많이 남았다. 도쿄 대회 4위에 오른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은 내친김에 금메달까지 도전한다. 7일이 예선, 11일이 결선이다.

고진영, 양희영, 김효주 등 3명이 출전하는 여자골프도 메달에 도전한다. 2016 리우 올림픽 때 한국은 박인비가 여자 골프 금메달을 차지했다. 7일부터 시작이다.

태권도는 남자 58㎏급 박태준, 남자 80㎏급 서건우, 여자 57㎏ 김유진,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 등 총 4체급에 출전한다. 전 세계적으로 워낙 저변이 넓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파리에서 종주국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남녀 근대5종에 각각 출전하는 전웅태와 성승민, 역도 여자 87㎏ 이상급에 나서는 박혜정, 클라이밍의 이도현과 서채현, 이번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 대표 홍텐(김홍열)도 메달을 노린다. 적어도 최다 메달(33개·1988) 도전은 가능성이 높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