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장균이 센강보다 많이 나왔다…양주 일영유원지에 무슨 일이
경기도 양주시 일영유원지 계곡물에서 대장균 55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Colony-forming unit)가 지난달 10일 검출됐다. 물 100mL당 대장균 5500개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파리올림픽에서 논란이 된 센강 대장균(물 100mL당 2000개)보다 2.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센강에서는 수영을 포함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을 치른 선수가 10차례에 걸쳐 구토했고, 일부 선수는 건강상 이유로 기권했다.
일영유원지에서 대장균이 비정상적 수준으로 검출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초기에는 비가 많이 내리면서 인근 하수 시설과 도로에서 오염 물질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 뒤로도 대장균이 다시 기준치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
◇물 100mL당 대장균 5500개…기준치 최대 11배 초과
지자체와 보건환경연구원은 매년 여름철 사람들이 자주 찾는 물놀이 지역을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한다. 일영유원지 역시 서울에서 가까워 수도권 사람들이 여름휴가로 자주 찾는 지역 중 하나다.
6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양주시 등에 따르면 7월 2주차(7월 10일) 일영유원지 상류에서 채취한 물 100mL당 대장균 5500개가 검출됐다. 환경부가 물환경보전법 시행령을 통해 물놀이 등을 제한하는 대장균 권고 기준은 100mL당 500개다. 기준치 11배가 검출된 것이다.
일영유원지 수질이 이상을 보인 것은 7월 1주차(7월 4일)부터다. 수질검사팀은 상·중·하류로 나눠 수질을 검사하는데, 당시 중류와 하류에서는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상류에서 100mL당 2400개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후 엿새 뒤 2주차 조사 결과, 상류에서 5500개의 대장균이 발견됐다. 이때도 중류와 하류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일영유원지 수질 검사는) 올해 처음 한 게 아니라 과거부터 해왔던 곳”이라며 “작년, 재작년에도 (대장균 기준치를) 초과한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파리올림픽 열린 센강보다 대장균 많이 나와…원인 아직 안 밝혀져
이번 일영유원지 수질 검사 결과는 최근 파리올림픽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센강보다도 좋지 않다. 앞서 CNN은 지난 6월 30일 기준 센강에서 100mL당 2000개의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센강은 ‘비’가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CNN은 당시 센강에서 검출된 대장균 수치는 비가 내린 뒤에 측정된 것이라고 했다.
이후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현지 시각)로 예정됐던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경기를 우천으로 연기했다. 같은 달 26일과 27일 내린 비로 센강 수질이 경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에 따르면 경기에 적합한 기준은 물 100mL당 대장균 1000개 미만이다.
일영유원지 역시 7월 1주차와 2주차 수질 검사 당시 비가 왔다고 한다. 양주시 관계자는 “두 차례 채수(採水)가 이뤄질 당시 모두 강우 다음에 이뤄졌다”라며 “비로 인해 오염 물질이 씻겨 내려가기도 하지만, 외부 도로나 외부 오염물질이 하천에 유입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7월 3주차(7월 16일) 검사에서는 모두 기준치에 충족됐다. 당시 상류에서는 100mL당 160개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중류와 하류는 두 자릿수에 그쳤다.
하지만 7월 4주차(7월 25일) 검사에서 다시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이번에는 중류와 하류에서 각각 100mL당 1400개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기준치(100mL당 500개) 2.8배다. 상류에서는 19개가 나왔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7월 4주차 결과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유원지 인근 음식점 등에서의 하수·오수 방류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하류 초과는 분변의 가능성이 높아 개인 하수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양주시 관계자도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면서도 “하수와 분변이 유입될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양주시는 8월에도 일영유원지에 대한 검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아직 1주차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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