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CEO, 엔비디아 폭락 직전 주식 4400억원어치 매도

앞서 계획된 매도…블룸버그 “운이 좋았다” 평가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EPA=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증권시장이 폭락하기 전인 지난달 3억2270만 달러(약 4400억원) 상당의 엔비디아 주식을 매각했다.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3월 채택된 10b5-1에 따라 지난 6월과 지난달 모두 5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10b5-1 매매 계획은 기업 내부자가 특정 가격이나 특정 시기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도하기로 증권사와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 매도 시점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나스닥 100지수가 5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이날 6.4% 하락한 것을 포함해 지난 3거래일간 14%나 내렸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 하락 폭이 확대됐다. 지난 3일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고객사인 MS와 다른 1곳의 클라우드 업체에 뒤늦게 발견된 결함 때문에 AI 칩 신제품 블랙웰 B200 생산 지연 사실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의 출시 지연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현재 경쟁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3개월 지연돼도 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투자회사 TD코웬도 일부 지연이 있더라도 내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을 견인하는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이후 지금까지 14억 달러어치의 엔비디아 주식을 판 황 CEO는 이번 달에도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다. 황 CEO와 함께 이사회 멤버인 마크 스티븐슨과 글로벌 현장 운영 담당 부시장 제이 퓨리도 지난달 각각 1억2500만 달러어치와 10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한편,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세계 500대 부자의 자산이 1849억 달러(약 253조원)가 증발했다. 황 CEO의 순자산도 59억 달러(약 8조원) 감소한 884억 달러(약 121조원)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