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지만 황정민·염정아라 더 맛있는 '크로스'의 부부 로맨스 액션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8. 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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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는 아는 맛이다.

정체를 숨긴 배우자와 함께 스펙터클한 사건 속으로 들어가고 그 사건을 해결해가면서 부부 사이의 관계도 회복되는 그런 이야기.

맨몸으로 부딪치는 액션은 물론이고 총기, 자동차 등을 활용한 액션들로 채워진 <크로스> 는 황정민과 염정아가 보여주는 현실감 넘치는 부부 케미를 더함으로써 그 판타지에 무게감을 더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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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황정민과 염정아의 시원시원한 부부 로맨스 액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는 아는 맛이다. 정체를 숨긴 배우자와 함께 스펙터클한 사건 속으로 들어가고 그 사건을 해결해가면서 부부 사이의 관계도 회복되는 그런 이야기. 멀리는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트루 라이즈>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호흡을 맞췄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있고, 한국영화로는 설경구와 문소리가 출연했던 <스파이>가 있다.

<크로스>에도 부부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부부 케미는 어딘가 다른 면이 있다. 보통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남편이 평범한 직장인처럼 그려지고, 아내는 가정주부가 대부분인 이런 류의 작품들과 달리, 이 부부는 그들이 평범한 일상이 뒤집혀 있다. 전직 블랙요원이었던 과거를 숨긴 남편 강무(황정민)는 전업주부고 아내 미선(염정아)은 과거 사격 국가대표 출신으로 강력계 에이스 형사다. 그러니 두 사람이 보여주는 액션은 전직 요원이었던 남편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공조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들 부부가 보여주는 갈등 서사도 지극히 현실적인 냄새를 풍긴다. 강무의 전 직장 후배인 희주(전혜진)가 나타나면서 두 사람의 불륜을 의심하는 미선의 고민이 시작된다. 실상은 두 사람이 모두 전직 요원들이었고 그래서 함께 모종의 미션을 수행하려 하는 것이지만, 이들이 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사건들 속으로 깊숙이 함께 빨려 들어가게 된다.

어떤 음모들이 숨겨져 있었는지 또 그걸 주도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같은 궁금증들이 생겨나지만 영화는 질질 끌기보다 그 정체를 금세 드러내고 보다 속도감 있게 강무와 미선의 공조 액션이 보여주는 시원시원한 장면들을 채워 놓는다. 그래서 아는 맛은 정확하게 그 맛을 전해주며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총칼이 날아드는 액션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이 있지만, 동시에 이 부부 케미가 만들어내는 코미디도 적지 않다.

너무 무겁지 않고, 그래서 웃으며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지만, 그 웃음과 카타르시스의 타율을 높인 건 다름 아닌 배우들의 공이다. 황정민과 염정아는 자신들이 어떤 연기를 보여줘야 그 타율이 높아지는가를 정확히 알고 대사 하나 액션 하나를 허투루 하지 않는다. 아내 뒷바라지하는 든든하고 자상한 남편의 모습은 그래서 요원의 정체를 드러낼 때 짜릿해지고, 어떤 위험 속에도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열혈형사 아내의 모습은 남편이 혹 외도는 아닐까 의심하는 대목에서 웃음을 주다가 그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안도감과 배신감이 뒤섞이는 감정들로 부부 간의 관계에 변화무쌍한 재미들을 만들어낸다.

맨몸으로 부딪치는 액션은 물론이고 총기, 자동차 등을 활용한 액션들로 채워진 <크로스>는 황정민과 염정아가 보여주는 현실감 넘치는 부부 케미를 더함으로써 그 판타지에 무게감을 더해 넣는다. 갑자기 로맨스로 바뀌는 그런 식의 부부 케미가 아니라, 여전히 티격태격하지만 그래서 더 진하게 느껴지는 부부애랄까.

영화가 공개되기 전 염정아가 출연하고 있는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에 황정민이 게스트로 나와 보여줬던 케미에서도 느껴졌던 것이지만 오랜 선후배 배우 관계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의 연기는 <크로스>라는 제목처럼 합이 잘 맞는다. 특히 어딘가 맞붙으면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지독한 성실함을 가진 두 배우인지라, 그런 면모들이 캐릭터와 맞물려 만들어내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한 사람만 봐도 뭔가 해낼 것 같은데, 두 사람이 공조하니 얼마나 대단할까 싶은 것. 가벼운 오락영화로 무더운 여름 잠시 간의 확실한 시원함을 보장해주는 영화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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